세계를 평정한 북한 여자권투


  


2005년 4월 중국 선양에서 김광옥선수와 류명옥선수가 밴텀급과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매며 링을 도는 순간 북한 여자 권투가 전성기를 맞았다는 말이 많았다. 2005년 6월 평양의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세계권투평의회(WBCF) 챔피언전에서 3개 체급에서 북한 여자권투선수가 챔피언이 되었다. 함흥철도국체육선수단의 선수인 최은순, 상업성체육단의 류명옥선수, 중앙체육학원의 김광옥 선수가 각각 라이트플라이급, 밴텀급, 슈퍼플라이급에서 챔피언이 되었다.


류명옥선수는 IFBA와 WBCF 챔피언을 이중으로 보유함으로써 그녀는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았으며 ‘프로 권투의 여왕’으로 불리고 있다. 2005년 국제여자복서협회(IFBA) 밴텀급 챔피언 김광옥의 챔피언벨트는 미국의 테리쿠루즈라는 선수에게 갔다가 한국의 김은영선수에게 왔고 2008년 봄에는 일본 아리마 마나미선수에게 넘어간 상태이다.


그러나 북한의 여자권투는 여전히 강하다. 2005년 국제여자복서협회나 세계권투평의회의 선수권에서 북한 권투가 선전을 보인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북한 여자권투는 제1회 아시아여자권투선수권대회 단체 1위 및 2회 세계여자권투선수권대회 종합우승 전적을 갖는 등 수 년 동안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여자 복싱은 아직 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프로복싱에서 여자복싱 경기대회를 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지만 정부가 여자권투 선수를 육성하지 않는다. 북한의 여자권투가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된 데는 두 가지 동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체육경기대회에 여자권투선수를 육성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갖고 있다. 실제로 1995년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여자권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후 청소년체육학교 육성 종목으로 여자 권투종목이 널리 확산되었고 이후 전국체육경기대회에서 여자권투 종목이 들어갔다. 또한 프로스포츠로서 여자복싱을 바라보고 복싱을 통해서 경제수익을 기대하는 면도 있다. 그러나 권투는 관습적으로 여자들에게 여전히 금기시된 종목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도 여자 복서들은 부모의 반대 속에 운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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