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노래를 총 집대성한 『조선노래대전집』
2002년 북한의 문학예술출판사는 『조선노래대전집』을 발간하였다. 이 책은 기존의 노래집과는 달리 북한의 노래를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 총 8,000여 편의 곡이 2,500쪽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 집대성되었다.
북한의 주요 노래가 모두 수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분단 이전에 작곡된 곡 상당수와 일본의 조총련을 비롯하여 해외 동포들이 만든 곡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악보와 함께 작사자, 작곡자, 창작연도를 같이 수록하였으며, 각 노래가 북한 특유의 장르별로 분류되어 있어 북한 노래를 연구하는데 있어 더 없이 귀중한 자료이다.
이 책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노래를 크게 ‘가요’, ‘가극노래’, ‘영화노래’, ‘아동가요’, ‘민요’ 등 다섯 개의 장르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가요는 다시 불멸의 혁명송가, 불후의 고전적 명작가요, 혁명가요, 광복전가요, 광복후가요로 나누고, 가극노래는 혁명가극, 민족가극, 창극, 가극, 전설가극, 경가극, 혁명적음악무용서사시극, 음악무용이야기, 음악무용서사시, 민속무용조곡, 무용극, 혁명연극, 연극, 경희극으로 나누고 있다. 또한 영화노래는 예술영화, 텔레비전영화, 기록영화, 과학영화, 아동영화로, 아동가요는 학생소년노래와 어린이 노래로, 민요는 전통민요와 신민요로 나누고 있다.
‘가요편’에는 총 3,930곡이, ‘가극노래편’에는 총 1,190곡이, ‘영화노래편’에는 총 1,720곡이, ‘아동가요편’에는 총 1,510곡이 수록되었다. 그리고 ‘민요편’에는 수많은 민요 중에서 널리 애창이 되고 있는 120곡을 선곡하여 수록하였다.
첫 곡은 〈김일성장군의 노래〉, 두 번째 곡은 〈김정일 장군의 노래〉이며, 세 번째 곡은 북한의 국가인 〈애국가〉로, 〈김일성장군의 노래〉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가 〈애국가〉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노래를 가나다 순으로 엮었는데, ‘불후의 고전적 명작가요’에 해당하는 노래만 중요도 순으로 엮었고, ‘혁명가요’ 중에서 김일성을 노래한 〈조선의 별〉이 예외로 첫 번째로 나오며 나머지는 가나다 순이다.
한 가지 특이사항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노래와 관련하여 주신 말씀’이라는 이름으로 노래와 관련한 김정일의 어록은 대거 수록되었는데 비해 김일성의 어록은 한 편도 수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김일성의 어록과 김정일의 어록을 같이 수록한 기존의 관례를 깬 것인데, 향후 김정일이 김일성보다 더욱 더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