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00년을 몇 시간 앞두고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즈믄둥이 한글 이름짓기’ 사업을 마무리한 일이 있다. 이는 국립국어연구원이 새로운 천년기인 서기 2000년 1월초부터 태어날 아기에게 예쁘고 고운 고유어 이름을 붙여 주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름들이 지어진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바라는 것에 따른 것인데 바라는 바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은 거룩, 굳건, 새꿈이, 새바라미, 으뜸나리 등이고,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은 가람메, 기둥, 부리, 샛별, 해 등이다.



둘째, 태어난 상황에 따른 기준으로는 시간에서 가을, 노을, 달맞이, 먼동, 아침, 첫날 등이고, 장소에서 서울, 서울나, 모습에서 고운, 동그라미, 우람 등이며 태어난 차례에서 꽃다비·꽃다운·꽃다지, 하나·두나·세나, 정겨운·정다운 등이다.



북한에서도 곱고 예쁜 고유어 이름짓기가 유행이다. 기준은 아래와 같다.

첫째, 희망과 기대에 따른 것인데 이를 직접적으로 나타낸 것으로는 참(김참), 세찰(박세찰), 억세(최억세), 빛남(김빛남), 슬기(손슬기), 힘(리힘) 등이고, 이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은 시내(김시내), 노을(남노을), 구슬(최구슬), 거울(윤거울), 차돌(곽차돌), 참솔(박참솔), 한길(정한길) 등이다.



둘째, 태어난 시간과 장소를 따른 것인데 봄(남궁봄), 봄이(김봄이), 여름(권여름), 보름(신보름), 아침(신아침), 솔메(탁솔메 : 솔메 마을), 새길(김새길 : 새길동) 등이다.



셋째, 태어난 차례를 따른 것인데 한송(림한송)·두송(림두송)·세송(림세송), 시내(황시내)·다시내(황다시내), 한돌(정한돌)·두돌(정두돌)·석돌(정석돌), 한바위(김한바위)·두바위(김두바위) 등이다.

넷째, 생김새를 따른 것인데 동실(김동실), 감실(조감실), 고운(윤고운), 오돌(엄오돌) 등이다.



여기에는 남북한의 구분이 전혀 없다. 같은 정서와 같은 기준으로 같은 유형의 예쁜 이름들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어면에서 가장 일치하는 것이 이 부분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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