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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만수대창작사 현지지도(1997. 4) |
북한의 미술정책 – 주체미술
사회주의 체제 북한의 문화예술정책과 그 일환의 하나인 미술정책은 러시아 혁명 이후 사회주의 국가들이 모두 절대시한 ‘당과 인민을 위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통칭 사회주의 리얼리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에는 민족적 자주성을 앞세운 ‘주체적 문예이론’을 ‘김일성 수령의 독창적 강령이며 지침’이라고 강조하면서 미술가들에게 그 지침을 철저히 따르게 하였다. 이것이 바로 ‘주체사상’의 문예정책이자 미술정책이며, ‘주체미술’이라는 말도 거기서 나왔다.
‘주체미술’의 기본 정신과 태도는 1966년 제9차 국가미술전람회 때 김일성이 미술가들에게 말한 “우리의 미술을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은 혁명적인 미술로 발전시키자”는 교시의 담화문에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우리의 미술은 우리 인민의 생활감정과 정서에 맞는 참다운 인민적인 미술로 되어야 하며, 당과 혁명의 이익을 위하여 복무하는 혁명적인 미술로 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의 미술이 철저하게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아야 한다. 결국 우리가 말하는 것은 주체를 철저히 세워 우리나라의 고유한 미술형식(조선화를 지칭)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의 미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조선화의 선명하고 간결한 전통적 화법을 연구하여 그것을 우리 시대의 요구에 맞게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의 미술가들이 형식에서 민족적이고 내용에서 사회주의적인 참말로 혁명적인 미술작품을 창작하기 위하여서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수법에 튼튼히 서서 현실을 진실하게 그리려는 것이 중요하다.”
김일성 교시에는 이런 대목도 들어있다.
“서방 제국주의 나라들과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무슨 그림인지 알 수 없는 이른바 ‘추상화’가 판을 치고 있는데, 이러한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조류가 우리나라 미술계에 밀려들어오지 못하도록 강하게 투쟁하여야 한다.”
“미술가들은 인민대중을 공산주의적으로 교양하며 그들을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에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북한의 주체미술 정책은 본질적으로 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1990년대 이후에는 그 동안의 주체미술 성과가 모두 김정일의 탁월한 지도에 따른 것이었음을 최대한으로 부각시키면서 ‘주체 사실주의’라는 새로운 말을 쓰기도 한다.
<필자 : 이구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