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술전람회


 


사회주의와 전체주의로 통제되고 있는 북한에서는 자유로운 개인전이나 단체전 또는 그룹전은 있을 수 없다. 당 정책이 뒷받침하는 최대 규모의 국가미술전람회를 비롯하여 전국선전화전람회, 전국풍경화전람회, 전국산업미술전람회, 조선인민군미술전람회 등이 모두 국가적 경축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며, 아주 드물게 당이 정치적으로 배려하여 꾸며주는 특정 미술가의 개인전람회를 볼 수 있다.


‘미술전람회’에 대한 북한의 정책적 개념은 이렇게 설명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의 미술전람회는 사상예술성이 높은 작품들을 통하여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지금은 김정일) 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으로 철저히 무장시키고 그이의 교시와 당 정책 관철에로 고무 추동하며 그들의 문화정서 교양에 적극 이바지할 목적으로 조직 진행된다.” 〈『문학예술사전』(평양: 과학백과사전출판사, 1972)〉


 


가장 권위 있는 국가미술전람회는 반드시 ‘국가적인 명절 또는 기념일’을 앞세우며 부정기적으로 열린다. 가령 조선로동당 또는 공화국 창건 몇 돌, 김일성·김정일의 탄생 몇 돌(4·15와 2·16 명절), 조선인민군 창건 몇 돌을 경축하는 국가적 축제와 기념으로 꾸며지는 것이다. 여기에는 조선미술가동맹 회원작가들과 전국의 공장 및 기업소 미술소조원들의 작품 중에서 예심을 통과한 회화(조선화·유화), 조각, 출판화(선전화=포스터·판화 등), 공예, 산업미술, 무대미술, 영화미술 작품들이 전시된다. 최종 심사에서 사상예술성과 표현 기량이 특출하게 평가된 작품에는 금상·은상·동상의 등급으로 국가적 표창이 시행되며, 그 결과는 여러 보도 및 출판매체를 통해 전국적으로 선전된다. 또 평양 전시가 끝나면 전국 주요 도시로 순회전시가 이루어진다.


국가미술전람회의 시초는 1947년에 평양에서 꾸며진 제1회 북조선미술전람회이며, 1949년에 그 제3회전을 가졌고, 1950년대 초기에는 한때 ‘전국미술전람회’로 말하다가 ‘공화국 창건 10돌 경축’을 앞세웠던 1958년에 가서 제5차 ‘국가미술전람회’라는 호칭을 썼다. 1998년에는 ‘공화국 창건 50돌 경축’의 제30차 전람회가 개최되었다. 현재 국보로 지칭되며 평양의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공화국 창건 이후의 대표적 미술작품들은 거의 모두 이 국가미술전람회에서 수상하며 크게 평가된 명작들이다.


 


<필자 : 이구열 소장>












제11회 국가미술전람회를 방문한 김정일(1971. 2)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