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의 저녁노을(정영만, 조선화, 1973)

조선화 – 주체미술의 기본



북한의 ‘조선화’는 남한의 전통적 ‘한국화’와 본질적으로 같은 뜻이다. 그러나 선명한 묘사적 사실주의 채색화 수법의 ‘조선화’가 북한에서는 ‘모든 주체미술의 중심이자 기본’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한 비중은 역시 김일성 교시에 따른 것이다. 1966년의 김일성 담화문 “우리의 미술을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은 혁명적인 미술로 발전시키자”에서 이렇게 교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훌륭한 민족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조선화를 토대로 하여 우리의 미술을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조선화의 선명하고 간결한 전통적 화법을 연구하여 그것을 우리 시대의 요구에 맞게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앞의 교시가 나온 후로 조선화가들의 활동은 다른 어느 미술분야보다도 최대의 존중을 받게 되었고, 1970년대 ‘주체미술의 대전성기’에는 조선화가 중심을 이루게 하였다. 수령과 당의 특별한 찬미를 받게 된 조선화가들이 어떠한 주제도 대대적으로 그려나갔던 것이다. 그런 추세에 따라 그간의 유화가가 조선화로 전향하거나 유화와 조선화 창작을 병행하려고 한 사례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수령의 형상, 사회주의 혁명투쟁 및 새 조국 건설, ‘조국해방전쟁’(6·25전쟁), 공화국 영웅 부각 및 사회주의 지상낙원 찬미 등의 주제들이 극적이고 선동적인 구도와 내용구성으로 전개된 조선화 작품들이 무수히 그려져 나왔다. 정확한 묘사력과 선명한 색채표현 기법 등도 다채롭게 발전하였다. 〈낙동강 할아버지〉(리창, 1966), 〈남강마을의 여성들〉(김의관, 1966), 〈용해공〉(최계근, 1968)을 비롯하여 〈내금강의 아침〉(문화춘, 1970), 〈강선의 저녁노을〉(정영만, 1973), 〈수령님, 앞에는 최전선입니다〉(리상문·김정태, 1975), 〈산전막에 남긴 사랑〉(김상직, 1977), 〈수령님, 이 밤도 어데 가시옵니까?〉(신영기, 1978), 〈백두의 영장 김일성 장군〉(박창섭, 1980) 등이 그 시기의 조선화 명작으로 선전되고 있다.


주체미술 창달을 일찍부터 직접 지도했다는 김정일 현 국방위원장도 1992년에 간행된 『김정일 미술론』에서 ‘조선화는 우리의 회화이다’라고 강조하며 다각도로 그 특징을 설파하고 있다. 또 김교련의 『주체미술건설』(1995)에는 다음과 같은 김정일 동지의 지적이 인용되고 있다.


 


“조선화를 기본으로 하여 미술을 발전시켜야 민족적 특성이 뚜렷한 우리식의 미술을 성과적으로 건설할 수 있으며 미술창작에서 인민의 생활 감정과 미적 지향을 잘 반영할 수 있다.”


 


<필자 : 이구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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