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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자 공연(2002. 4, 평양) |
북한의 공연 기획
북한의 공연형태는 기획 성격에 따라 크게 극장무대공연, 순회공연, 외국방문공연, 경제선동 공연의 넷으로 나뉘어진다.
‘극장무대공연’이란 전용극장을 가지고 있는 공연 단체들이 설비가 잘 갖추어진 극장에서 진행하는 정규 공연을 말한다. 특히 평양의 중앙 공연단체들은 설비가 뛰어난 전용극장(주 사용공연장)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국립민족예술단은 봉화예술극장(1982년), 피바다가극단은 평양대극장(1960년), 평양교예단은 평양교예극장(1989년)이라는 전용극장을 가지고 있다. 전용극장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인 만큼 다양한 설비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다양한 무대기술이 구사되고 북한식 ‘대작’ 창작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순회공연’이란 자신의 전용극장이 아닌 다른 지역의 극장에 무대장치를 싣고 가서 하는 공연을 말한다. 중앙공연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은 여러 지역과 생산 현장 등에 순회 공연을 다니게 된다. 각 도 연극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외국방문공연’이란 말 그대로 해외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하는 공연을 말한다. ‘대외공연’이라고도 한다. ‘외국방문공연’ 중 가장 활발한 것은 교예이며, 그 외 음악 공연도 많은 편이고, 가끔 연극과 무용 공연도 포함된다. 이처럼 ‘외국방문공연’에서 교예나 음악 공연이 많은 것은 무대설비 등 기술적인 요인도 작용하였겠지만, 그보다는 내용적 측면에서 이념성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교예나 기악 중심의 공연 종목이 해외 공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 같다.
북한의 공연 활동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경제선동공연’이다. ‘경제선동공연’이란 중요 건설 현장이나 공장, 기업소, 농장 등 생산 현장의 노동자·농민들 속에서 진행하는 공연을 말한다. ‘항일유격대식 공연 활동의 혁명적 전통을 빛나게 계승 발전시킨 공연 활동 형태’로 인정받고 있는 ‘경제선동공연’에는 전문적인 예술인들로 구성된 예술선전대 공연과 생산활동에 참가하면서 자기 공장과 기업소, 농촌리와 구역들에서 경제선동을 벌리는 기동대공연으로 나뉜다.
이러한 네 가지 주요 공연 형태 외에도, 각종 축전이나 경축대회, 명절 등 국가적 기념행사에서도 많은 공연들이 이루어진다. 또한 외국 사절을 환영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특별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 중 연극과 관련된 주요 행사로는 ‘전국연극축전’(중앙의 예술단 및 도 예술단 경연대회)을 비롯하여, 전국화술소품축전(경연), 전국웃음극경연 등이 있고, 군중문화와 관련된 것으로는 전국농업로동자예술(소조)축전, 전국로동자예술소조경연(축전), 전국학생소년예술축전, 전국영예군인예술축전 등이 있다. 이 축전 및 경연들은 전문극단들의 경연만이 아니라 아마츄어 공연단체들이 자유롭게 참가하는 행사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특별한 공연행사로는 외국 예술단의 초청공연이 중심을 이루는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이 있다.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은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을 기념하여 매년 4월 15일을 전후하여 1주일 정도 평양에서 진행되는 국제예술축전이다. 1982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 아래 세계 여러 나라 예술인들 사이의 친선과 단결을 두터이 하고 문화적 교류를 강화하여 인류음악예술을 공동으로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하여 제20차까지 꾸준히 개최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음악, 무용, 교예 부문의 무대예술 공연으로 되어 있으며, 축전 기간 ‘김일성화 전시회’를 비롯한 다양한 전시행사가 펼쳐지고, 김일성을 주제로 한 집단체조도 펼쳐진다. 2001년, 2002년에는 일본에서 활동중인 가수 김연자 일행을 초청하여 공연하여 우리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