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름과 쌀 가격 오름세…국제 유가 상승 여파 (2022.03.21)

북한 기름값이 올 들어 계속 오름세입니다.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로 북한 내부 물가 동향을 조사해 온 ‘아시아프레스’ 자료를 보면, 3월 18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1㎏에 1만 2,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월 8일엔 7,550원이었으니, 두 달여 만에 60% 가량 오른 것입니다.
디젤유는 상승률이 더 높았습니다. 3월 18일 기준 8,700원으로 1월 초 4,500원과 비교해 80% 이상 올랐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의소리 방송(VOA)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어 북한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기름값 상승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1달러에 4,700원이었지만 3월 18일에는 6,800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1월 17일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철도 무역이 재개된 뒤, 중국과 무역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조금이라도 중국 위안화나 달러화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환율 상승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 농사도 차질 불가피
기름값 상승은 올 농사에도 영향을 주게 될 거란 예상이 나옵니다. 농기계를 움직일 때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은 농사에 필요한 비닐을 일부 자체 생산하고 있어, 기름값 상승은 생산 차질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소장은 “기름값 상승은 모내기 같은 곡물 생산 초기 단계부터 문제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올해 식량난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를 통한 비공식 지원마저 기대할 수 없게 돼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측도 자체 분석 자료에서 “이제부터 농번기에 접어들어 휘발유와 디젤유 수요가 커질 것이므로 당국으로서는 타격일 것이다. 이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영향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 쌀값 오름세·옥수수 가격은 비교적 ‘안정’
북한의 쌀값도 올 들어 오름세입니다.
‘데일리NK’ 자료를 보면, 1월 24일 기준 평양의 쌀값은 1㎏당 4,700원이었지만, 2월 20일에는 4,800원, 3월 7일 4,870원, 3월 20일에는 4,940원까지 올랐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조사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확인됩니다.
1월 8일에 백미 가격이 1㎏당 4,750원에서 1월 28일에 5,000원, 2월 18일 5,100원, 3월 18일 5,300원으로 올랐습니다. 중간에 약간의 등락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옥수수는 1㎏당 가격이 1월 8일 2,500원, 2월 18일 2,400원, 3월 18일 2,600원으로 쌀에 비해 비교적 안정세입니다.
최지영 연구위원은 “쌀값 상승은 환율과 국제곡물가격 상승의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국제 유가·국제 곡물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북한 경제에 연일 악재만 쌓이고 있습니다.
(인포그래픽: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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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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