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북한의 미술정책
2000년대 들어와 북한의 미술 관련 정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저작권 관리 체제를 구비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북한은 1974년 남한보다 5년 먼저 WIPO(세계지적재산권기구) 회원국이 되었고, 이어 1980년에는 산업재산권 보호를 위한 파리협약과 특허협력조약에 가입한 바 있다. 그러나 보다 본격적으로 저작권에 대해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4월에 최고인민회의 제10기 4차회의에서 저작권법을 채택하면서부터 인 것으로 보인다. 2003년 3월에는 저작권 시행규정, 2004년 2월에는 저작권 시행세칙을 마련하였고, 2003년 4월에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에 가입하는 등 북한은 2000년대 들어 지적재산권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북한과의 합의서 체결을 통해 북한의 저작권 사업을 대행하는 기관도 생겨났다.
또한 2000년대 들어와 북한은 미술작품을 외화벌이용 미술문화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미술정책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남북미술교류가 남북간의 정치적 문제로 안정적으로 진행되지 못하자,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해나가기 시작하였다.
먼저 아시아권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미술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중국에 ‘평양미술전시관’(베이징) 등을 설립하여, 북한 미술품을 전시 ․ 판매하고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은 제3국에서 주문한 그림을 그려주고 외화를 버는 전문회사는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북한의 백호무역회사는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에서 주문한 그림을 제작하기 위해 화가를 현지에 직접 보내는 방식의 제작 방법까지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외화벌이에는 화가들뿐만 아니라 조각가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세네갈에서 북한의 만수대창작사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세네갈 독립 50주년 기념 조형물>이 완성되었다. 2010년 4월 4일 세네갈 독립기념식에 맞춰 공개된 이 작품은 특히 그 크기 때문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의 높이는 50m로, 이는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47.5m)’,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38m)’보다 큰 크기이다. 북한은 200여명의 조각가들을 파견하여 작품을 제작해냈다.
또한 최근 북한은 2010년 5월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상하이(上海) 세계박람회(엑스포)에도 참가하기로 결정하였다. 세계박람회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북한은, 이 박람회에서 선보일 전시관인 ‘조선관’건립하였다. 이 엑스포 북한관은 한국관과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세워졌다. 1천㎡부지 위에 건설한 ‘조선관’은 ‘평양의 도시발전’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졌으며, 주체사상탑과 고구려 고분벽화 등을 이미지화한 전시물이 설치되었다. 북한은 이 공간을 통해, 북한에 대한 대외이미지 개선 및 홍보뿐만 아니라 국제경제교류 활성화를 통한 해외투자유치 노력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파악된다.
<필자 : 박계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