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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저서, <영화예술론> |
영화예술론
북한의 대표적인 영화 이론서로서 1973년에 김정일 명의로 발표되었다. 남한의 영화 이론서는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영화 역사에 관한 저술서, 개별 영화에 대한 학문적인 분석서, 신문이나 잡지 등에 발표한 영화평이나 영화계 현안을 다룬 개인 평론집, 영화학을 미학적 바탕 위에서 서술한 순수 영화이론서, 영화 제작에 필요한 기술서, 영화 제작 과정과 흥행에 관한 영화 마켓팅 실무서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영화예술론』은 남한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영화 관련 서적과는 다르다. 영화는 사회와 인간을 위해 만들어야 한다는 커다란 명분 아래 기술서라고 할 수도 없고, 미학서라고 할 수도 없으며, 마켓팅 실무서라고 부르기에도 적당치 않은, 북한만의 고유한 영화관과 창작론이 집대성되어 있다. 김정일의 북한 내의 위치를 감안할 때 이 책은 북한 영화계의 창작 지침으로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영화 제작자의 사상적 태도와 행동 요령 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 제작 과정에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를 주는 책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북한의 영화 이론은 『영화예술론』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북한의 영화와 관련된 이론적 저작은 크게 주체의 문예이론, 영화예술론, 주체문학론 등이 결합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시기적으로 북한의 문학은 1967년을 전후로 주체문학으로서 재정립되었다. 주체사상에 기초한 문예이론이 정립되고 창작활동도 이와 밀접히 연관되어 수행되었다. 그 구체적 구조를 요약하면 주체철학에 기초하여 공산주의적 인간학을 정립하고 이를 종자론, 영화예술론 등의 창작방법으로 이론화하여 창작과 수용 전과정에 적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1970년대 들어 강조된 주체의 문예이론에서 중시되는 것은 대체로 사회주의 문학예술의 본질, 종자론, 창작방법론으로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예술론』은 북한 영화 창작의 결정적인 지침으로서 생활과 문학(시나리오론), 영화연출론, 영화배우론, 영화촬영론, 영화미술론, 영화음악론, 창작과정론, 창작지도체계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로 「생활과 문학」 부분에서 강조하는 것을 요약하는데, 다른 부분 역시 이런 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될 것이다. 「생활과 문학」에서는 “영화문학은 주체사상을 기초로 생활 속에서 살아있는 생동감이 있는 인간을 그려내야 하며 그럼으로써 문학을 접하는 인간들에게 도움과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주체사상에 기초한 참다운 자주적인 인간을 그려야 하고, 작품의 핵심인 종자를 잡아야 하며, 주제는 정치적 의의가 있어야 하고, 혁명적 세계관을 그려야 하며, 또한 투쟁 속의 생활을 묘사하면서 대작 창작을 지향하면서, 갈등 문제는 동지적 단결이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을 역설한다.
<필자 : 이효인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