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K> [단독] 北 돈줄 ‘외화벌이’ 현장 속으로…(2016.03.06)                      

[단독] 北 돈줄 ‘외화벌이’ 현장 속으로…
 
 
 
 
<프롤로그>
<인터뷰> 북한 노동자 : “(공사) 현장에는 1층을 뚫고, 그 밑에 1층 지하 아니면 1층에다가 침실을 전개(설치)한단 말입니다. (공사현장에 침실을 마련한다고요? ) 한 개 호실에 10명 씩 들어가게끔그렇지 않으면 콘테이너 주면 콘테이너에서 자고.”
<녹취> 북한 노동자 : “우리 동지들이 나가서 작은 집에 변소 만들고 거기에 식당 전개(설치)를 했대. 근데 한쪽에선 국 푸고, 하는데 한쪽에선 소변 보고, 똥 싸고 한다는 거야.”
<녹취> 북한인력 송출 회사 사장 : “국가계획 가지고 다른 것은 융화할 수 있어도 국가계획 가지고 흐지부지하지 말자! 무조건 서있다 죽어도 (국가계획분)하고 나가야 한다!”
<녹취> 북한 노동자 :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거기에 뭐 관심 있습니까. 그거 때문에 지금 개성사람들은 다 거지 됐다고 지금 아우성인데.”
<오프닝>
이곳은 도시 곳곳에서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 중심지 블라디보스톡입니다.
이런 개발 열풍을 음지에서 뒷받침 하고 있는 존재가 북한 노동자들인데요.
블라디보스톡을 포함한 러시아 극동지역의 면적은 한반도의 30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6백여만명에 불과해 노동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고 있는 것이 바로 북한 노동자들인데, 러시아에만 5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열악한 근로조건과 북한 당국의 과도한 상납요구에 신음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이들의 어려운 실상을 러시아 현지 취재와 단독입수한 내부 동영상을 통해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공기가 선명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활주로에 착륙합니다.
이 여객기는 일주일에 두 번씩 평양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고 갑니다.
입국 게이트가 열리면서 쏟아져 나오는 북한 사람들.
터미널은 금세 북한말로 가득 찹니다.
지난해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승객은 1년 전에 비해 10% 늘어났습니다.
공항에서 만난 북한 통역사는 공항을 가득 메운 북한 사람들이 ‘관광객’이라고 주장합니다.
<녹취> 북한 통역사(음성변조) : “(왜 이렇게 북조선 분들이 많아요?) 관광. 블라디보스토크 관광, 나홋카 관광. (선생님도 관광으로 오셨어요?) 난 통역입니다.”
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으로 입국하는 북한 사람들의 행색은  관광객 분위기와는 사뭇 다릅니다.
여행용이라고는 보기 힘든 커다란 짐들을 챙겨 비행기에서 내린 북한 사람들.
바닥 곳곳에 이들이 가져온 짐이 무더기로 쌓여있습니다.
이들의 표정에서도  새로운 곳을 여행한다는 흥분보다는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감과 경계심이 더 짙게 엿보입니다.
보위부 요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공항 곳곳에서 이들을 감시합니다.
심지어 담배를 피울 때도 인솔자의 엄격한 통제를 받습니다.
잠시 후, 당 간부로 보이는 사람이 서류를 보며 북한 사람들을 분류합니다.
이들이 ‘관광객’이 아니라 외화벌이를 위한 노동자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공항을 나선 뒤  무리 지어 어디론가 이동하는 북한 노동자들.
취재진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북한 노동자와 접촉을  시도해봤습니다.
인도를 지나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접근하자 서둘러 피합니다.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북한 노동자에게 말을 걸어봤지만.
<녹취> 북한노동자(음성변조) : “(다 평양에서 나오신 분들이에요?) 네. (식사라도 한번 할수 있는지?) (일행이) 가자고 하니까.”
이번에는 일행인 다른 북한 노동자가 팔을 잡아끕니다.
북한 당국에서는 최근 들어 남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더 엄격하게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김승철(북한개혁방송 대표) : “북한 근로자들 속에 보위부 요원한테 포섭된 정보원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이 다른 북한근로자들을 감시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여기 있어도 자유롭지는 않죠. 상당히 경계를 합니다. 남한사람 만나는 걸 엄청 두려워해요.”
블라디보스토크 거리에서 만난 한 북한 노동자의 뒤를 쫓아가 봤습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한 건축 공사 현장.
건설 중인 고층 오피스텔에 들어가 봤습니다.
방 안에 들어가자 작업 중이던 북한 노동자들이  놀라서 소리를 지릅니다.
<녹취> 북한노동자(음성변조) : “(건물)주인은 러시아인데 우리가 공사하는 거지. (일하기 힘들지 않으세요?) 일없습니다.(괜찮습니다.) (일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 20일 정도 됐지.  보름 정도…”
공사를 맡기고 싶다고 제안해 봤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 현지인을 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직접 공사를 맡기면 불이익이 있을수 있나요?) 지금 우리 (남북) 관계가 좋지 않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공사중인 방 한켠에는 침구류가 널려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일정한 숙소 없이 이처럼 건설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김승철(북한개혁방송 대표) : “그런 노동자들은 건설장에다 비닐이나 판자 같은 걸로 대충 움막같은 걸 쳐놓고 일을 하는데, 이 추운데 어떻게 그렇게 하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참 보기가 정말 안쓰러워요. 저도 옛날에 그런 거 했던 사람으로서.”
그나마 이처럼 실내에서 공사를 하는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또 다른 고층건물 공사 현장.
안전장구도 갖추지 못한 북한 노동자들이  고층 건물의 가장자리에서 위태롭게 작업을 합니다.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 강행되는 건설 공사에서 힘든 현장 일은  모두 북한 노동자들의 몫입니다.
작업 시간 이외에 이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에 있는 북한 노동자 숙소를 찾았습니다.
일을 마친 노동자들이 짐 보따리를 메고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건물 창문에는 비닐 봉투들이 매달려있습니다.
<녹취> 김승철(북한개혁방송 대표) : “최소 조건에 살기 때문에 장비(냉장고)나 기기들이 없잖아요. 밖에 걸어놓은 것은 음식이 아닐까 싶어요.”
북한 노동자들의 숙소는 엄중한 보안 속에 접근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취재진은 러시아 다른 지역의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가  그들의 일상을 직접 촬영한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숙소 내부에서 이뤄지는 그들의 생생한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의 기숙사 내부.
벽 가운데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가 걸려있습니다.
양옆에 이층침대,  가운데 TV가 놓여 있는 구조가 군대 내무반을 연상케 합니다.
식사 시간, 긴 식탁에 둘러앉아 숟가락 얘기 등을 나누며 밥을 먹는 북한 노동자들.
희멀건 국에 말은 밥 한 그릇, 계란 하나가 식사의 전부입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숟가락 숫자만 똑바로 관리했어도 이런 일 없잖아. 40개 사오면 20개가 없어지는데.”
공사장에서 매일  힘든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한 끼 식사.
북한 노동자들은  매끼 이런 식사를 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갑니다.
식탁 머리에 자주 올라오는 주제 역시 힘겨운 건설노동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사실 눈물납니다. 우리 돈 벌려 왔는데 누구 돈 벌어주려 왔습니까? 우리가 돈 벌어야 회사에 돈도 내지. 난 눈 아파서 내일 나가서… 내가 오늘 너무 우는 소리를 하니까 현장소장이 1500원을 주더라고요 .1500원 되어야 (의사에게) 눈 한번 볼 수 있는데 돈 없어서 통역온 것 말했는데 (가지 말라. 눈약 여기 있으니까 여기 있는거 넣으라 그런건 쇠밥이 안들어간 이상 괜찮아.) 쇠밥(쇳가루)도 들어가고 또 들어간 것 같단 말이요…”
이들이 일하는 건설현장의 식사는  숙소보다 상황이 더 열악합니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한 공사 현장.
공사장 한켠의 정리되지 않은 공간에서 식사가 이뤄집니다.
심지어 식사를 하는 공간 바로 옆에 변기가 놓여있습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우리 동지들이 나가서 작은 집에 변소 만들고 거기에 식당 전개(설치)를 했대. 근데 한쪽에선 국푸고, 하는데 한쪽에선 소변 보고, 대변 보고 한다는 거야. 그런데 거기에서 그냥 국퍼다가 먹는데 똥 냄새 가득한데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되나?”
지난 1일 북한매체 ‘우리민족끼리’가 공개한 북한 송출노동자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최소한의 위생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금전적인 보상은 제대로 받고 있을까?
숙소 거실에 북한 노동자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때 한 남성이 단상 앞에 나타납니다.
북한 인력 송출회사 사장입니다.
비행기 표까지 사 놨지만 ‘국가계획분’을 내지 않으면  북한에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녹취> 북한인력 송출 회사 사장(음성변조) : “◇◇이! 내일 모레 아침까지 (국가계획분) 할 수 있나 없나? 당원들이 국가계획가지고 흐지부지하지 말자! 국가계획 가지고 다른 것은 융화할 수 있어도 국가계획가지고 흐지부지하지말자! 무조건 서있다 죽어도 (국가계획분)하고 나가야한다. 비행기표는 이미 떼였어. 그러나 이 사장은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안 내보낸다. 동무네 당원으로서 허물을 쓸까봐 걱정스러워.”
‘국가계획분’ 이란  외화벌이 노동자들이 번 돈에서  북한 노동당에 보내야 하는 몫을 이르는 말입니다.
송출 회사 사장은  당창건기념일이 있는 10월의 국가계획분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녹취> 북한인력 송출 회사 사장(음성변조) : “내일 아침부터 한사람도 빠짐없이 내일이야 내일 거기서 국가계획분이 나 올 때까지 동무네가 일해서 국가 계획분이 나올 때가지 그게 11월 말이든, 12월 말이든 11월 과제도 아니고 12월 과제도 아니다. 10월! ‘당 창건기념일’인 10월 계획분 에 해당한 돈이 나올 때 그 다음에 비행기표 떼고 가겠다.”
노동자들의 대답이 시원치 않자  사장은 한명 한명 이름을 호명하며 호통을 칩니다.
<녹취> 북한인력 송출 회사 사장(음성변조) : “할 수 있나 없나. 10월 아침까지 계획분 낼 수 있나 없나. 못내나? 못내? (네) 앉아. □□이. 8월, 9월 계획분도 못했다. 10월달 계획분… 못내? (네) 앉아. ◇◇이 못내? ●● 못내? 누가? 야 이놈아! 수속비 안 받겠다? (그건 사장님. 그런 말이 아닙니다.) 수속비, 수속비 뒤로 미루겠다? 조선말이 그렇게 되어 있어?”
심지어 다쳐서 걷기 힘든 노동자에게까지 일을 강요합니다.
<녹취> 북한 인력 송출 회사 사장(음성변조) : “◇◇이 몸 상태는 어때? (3~4일 동안은 걷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사장이 직접 올 테니까 내차 타고 작업장에 가자. 작업장 가서 작업과제를 주겠으니까. 그날 과제수행을 해서 들어와야지 매일 돈이 얼마 얼마 해가지고 계획분이 나오니까. 그렇게 나가자.”
취재진이 입수한 북한인력 송출회사의 장부입니다.
해외 노동자들이 내야 할  국가 계획분과 비행기 표 값이 노동자별로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위쪽에는 11월 국가 계획분 가운데 미수금이 5천루블에서 3만루블까지 나와있습니다.
할당된 국가 계획분을 채우지 못하면  미납액은 다음 달로 이월됩니다.
병원에 다니는 환자도 돈을 내야 합니다.
심지어 전기세도 별도 징수 대상입니다.
북한 외화벌이의 실상이 내부 영상과 문서를 통해  이렇게 생생하게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 영상은 사실은 극동지역, 러시아 극동지역의 노동자들이 내부에서 찍은 최초의 화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의미가 있고요. 사실은 북한 해외송출 노동자는 북한 당국의 가장 중요시 여기는 외화수입원이거든요. 사실 이런 열악한 환경이나 식생활이나 아니면 여러 가지 갈취구조나 이런 것이 드러나게 되면 북한 당국에 치명적인 타격이 됩니다.”
취재진은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 만난  한 북한 노동자를 어렵게 설득해 외화벌이 생활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북한 노동자는 외화벌이에 나선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정한 주거지 없이 공사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공사) 현장에는 1층을 뚫고, 그 밑에 1층 지하 아니면 1층에다가 침실을 전개(설치)한단 말입니다. 1개 호실에 10명씩 들어가게끔 그렇지 않으면 컨테이너 주면 컨테이너에서 자고. (공사 끝나면 계속 옮겨 다니는 거예요?) 옮겨다녀야지. 계속 옮겨야 되니까…”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수입은 한달에 4만 루블에서 7만 루블로. 한화로 60만 원에서 110만 원 정도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한달에 6만원(루블)? 나와서 버는 사람들은, 나처럼 다니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6만. 어떨땐 7만도 버는 거고. 무리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한 사람한테 4만 원(루블), 5만 원(루블) 정도 해주는지.”
이 노동자가 속한 회사의 경우 노동자 한 사람 당 매달  4만5천 루블, 75만 원을 국가 계획분으로  북한 노동당에 보내야 합니다.
또 항공료 등 수속료와 일감 수수료 등을 추가로 제합니다.
수입이 적은 달은 한 푼도 손에 못 쥘 수도 있지만 북한 노동자들은 현지에서 지낼 체류비와 가족에게 보낼 돈까지 마련해야 합니다.
<인터뷰>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국가에다 바치고. 국가에다 4만 5천 원(루블) 매달 내야되는 거니까.나머지 돈 용돈 가지고 먹을 사먹어야죠. 그런데 그것도 나한테 직접 루스키가 해서 (러시아인 통해서) 들어온 일감이면 내가 다 가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안 하고 남한테 일감 주고 하면 10% 내지 15%. 많을 때는 20%까지 떼어서 줘야된단 말입니다.”
‘국가계획분’은 월수입과 관계없이 일정 금액이 일괄적으로 할당되는 데다가 징수 과정도 투명하지 않아 노동자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중간에 사장들이 먹는 게 더 많으니까. 우리나라는 지금 사장들이 이거 하면 백만 달러 번단 말이에요. 국가에 들어가는 게 얼마라는 걸 보여주지 않는단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그게 바로 잘못이지요. 국가에 얼마 바쳐야 되고 이런 걸 말해주지 않는단 말입니다. 검열 나온다는 게 뭐 와서 노동자들 만나는 게 아니라 위에 간부들만 만나지. 노동자들 안 만납니다.”
지난 1월 1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외화벌이 북한 노동자 한 명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고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현지 언론은 한글로 남긴 유서를 인용해 북한 노동자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의 사고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제는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은 사고현장 주변에서 우연히 한 북한 노동자를 만났습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 : “어디서 왔나? (남조선에서 왔어요.) 1월1일날 떨어졌어.”
당시의 자세한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북한 노동자는 입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는 그가 국가계획분을 내지 못해 북한으로 강제송환 될 위기에 놓이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인터뷰>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돈(국가계획분)을 내지 못하고 남한테 구걸하고 이렇게 됐으니까 아마. 항상 저걸 척결시켜야겠다 하니까. 그러니까 이 새끼가 아마, 에이… 조국에 돌아가서 계획분 못 했던 걸 준다는 게 여기서는 돈을 벌기 때문에 수월하지만, 조선에 가서는 돈이 있어야지.”
미납한 국가계획분은 북한에 돌아가도 빚처럼 계속 따라다니는데 북한에서 그만한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강제송환은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는 겁니다.
이 같은 국가계획분에 대한 압박과 강제 송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난해에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노동자 3명이 숨졌다고 북 노동자는 주장합니다.
<인터뷰>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우리 이번에 뇌출혈로 사람 한 3명이 죽고 두 명이 뇌혈전이 와서. 돈, 이 머리 잡고 그런 생각만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라는 게. 작년에만. 12월에만 둘이 죽고.”
이처럼 열악한 상황인데도 북한에서 ‘외화벌이’의 인기는 의외로 높습니다.
본국의 상황은 이곳보다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우리 북조선에 들어가봐야 생활비라는 게 담배 한 갑 버는 일을 하는데, 공짜일하고 같죠 뭐. 일을 할 휴식도 없이 일을 하는데 뭐 그렇게 되지, 그래서 색시들이 아싸리 여기서 더 있다 들어오라는 게 그래서 그런 거. 까칠할 노릇이지. 오죽이나…”
외국으로 외화벌이를 나가기 위해 각종 인맥과 뇌물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들 (음성변조) : “대외건설은 1년 2년 이렇게 들어가는 순서대로 딱 서지 않아요. 줄 섰다고. 그래서 자기가 빨리 나가려면 돈 10장씩 고인다고 (뇌물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15씩 고이면서도 못가는 애들 많단 말이에요. (그 정도면야 괜찮지. 15장씩 고이면서 못 보내주는 정도는 괜찮지.) 아니. 대외건설에서 지금 탕 치는 놈들이 15장 고이면서 줄서는 놈들이 많다 이거죠. 그대로 순서 기다리는 놈들이 2~3년 묵은 놈들이 많대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2012년 에이펙,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을 전후해  건설공사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극동지역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는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근면한  북한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나와있는 북한 송출노동자들은 6개 회사에 5천여 명에 이릅니다.
<녹취> 러시아 현지 교민 : “2012년 APEC을 할 때 (북한 사람들이) 상당부분 많은 일을했습니다. 건설현장, 도로포장 등에 많은 인원이 투입됐습니다. 당시 북한사람들이 많은 일을 했죠. 밤낮 주야로 일했습니다. 보기에 딱할 정도로.”
이 가운데 3분의 2 가량은 집체라고 하는 집단생활을, 나머지 3분의 1은 밖에 나와서 개별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노동자 송출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한해에 대략 2억 5천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 노동자들의 어떤 생계형 노동행위, 해외파견 노동의 노동행위는 사실은 존중해야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은 그분들의 인권상황을 개선하는 것. 그다음에 그분들이 버는 돈들이 그분들의 실제 생활에 도움이 돼야지, 북한 당국이나 아니면 중간 브로커에 갈취당하는 이런 구조. 이런 구조가 좀 개선되는 쪽으로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한 북한 노동자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후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타격이 심각하다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는  오히려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발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거기에 뭐 관심 있습니까. 그거 때문에 지금 개성사람들은 다 거지 됐다고 지금 아우성인데.”
개성공단 중단 후폭풍이 자신의 외화벌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그래서 어떻게 지금, 우리 계획분(북한당국에 내야하는 돈)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사람들도 생각 많이 하는데. 힘들게 일한단 말이에요. 그때는 누워서도 내가 여기 와서 왜 이렇게 고생하느냐는 생각도 들고.”
최근 유엔 안보리를 통과한 대북제재안에는 북한 노동자의 해외송출이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11년 연속 유엔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채택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북한 인권법이 통과되는 등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해외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임금 착취에 대해 국제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을 촉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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