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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의 경우, 개인적으로 몰래 국경을 넘는 경우와 밀수단을 통한 집단 월경이 있을 수 있는데, 집단 월경의 경우 북한 경비병과 사전에 밀약을 맺고 중국에서 돌아올 때 월경 대가를 단단히 지불함으로써 체포를 면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탈북동포들의 주된 탈북경로는 두만강인데, 얼음이 어는 겨울철에는 두만강 전역을 통해 탈출할 수 있고, 여름철에도 두만강은 큰 비 온 이후만 피한다면 무릎까지 차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압록강 유역은 두만강에 비해 탈북 발생 빈도가 훨씬 낮은데, 강이 깊고 폭이 넓으며 북한측 경비도 두만강 유역에 비해 삼엄한 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압록강 루트는 주로 월동기에 이용하며, 여름철 우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압록강 유역은 조선족들이 두만강 유역에 비해 많이 살지 않기 때문에 월경을 해도 의사소통과 은신처 확보에 어려움이 많아 탈북 루트로서 활용도가 높지 않다.
대신 백두산 유역의 산악 지형은 탈북 루트로 자주 쓰이고 있는데, 두만강과 압록강의 발원지로서 북한과는 육지를 경계로 하는 강이 최상류이기 때문에 월경에 따른 지형적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육지를 경계로 하는 이유로 북한측의 경비가 삼엄하지만, 주로 험한 산악지역이기 때문에 중국 공안의 접근이 어렵고 조선족 거주지가 넓게 퍼져 있어 은신처 확보가 용이해 장백현을 중심으로 탈북동포들이 은둔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탈북자 단속이 강화된 이후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의 경계망을 뚫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군인들 대부분이 중국으로 나가는 것은 대충 눈감아 주는 대신, 중국에서 돌아오는 재입북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문을 통해 불법 월경에 대한 대가를 받아내는 경우가 많아, 아직까지 탈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한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중국 정부의 탈북자 색출 단속으로 인해 탈북이 그전보다는 훨씬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북한 당국이 탈북자 색출을 공언하고 나선 이후부터는 주요 도강 지역의 북한 경비가 전보다 훨씬 삼엄해진 것이 사실이며, 땅을 파고 만든 잠복초소가 예전의 100m에서 50m 간격으로 좁아졌으며, 순찰도 강화되고 있다. 한편, 중국측의 국경경비도 최근 들어 군인들이 투입되었다는 소문이 들리면서 예전에 비해 경계가 강화되고 있고, 송환되는 탈북자의 수도 점차 늘고 있다.
한편, 러시아로 탈북하는 경우는 주로 합법적으로 입국한 다음, 러시아 작업장에서 탈출하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 루트를 이용하는 탈북 사례는 대부분 이 경우에 해당하는데, 가끔씩 북한에서 러시아로 직접 탈출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북한은 러시아의 극동지역 연해주와 약 16km의 국경을 점하고 있으나, 양국의 접경 지역은 두만강의 최하류 지역으로 강폭이 넓고 수심이 깊어 도강이 쉽지 않다. 더욱이 국경지역에 고려인들이 많이 살지 않고 있어 탈출 후 은신이 어려운 점도 탈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들어 중국내 탈북동포들이 러시아로 입국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중국의 단속 강화로 신변위협이 증가하면서 그 수가 늘고 있다. 러시아로 가면 한국에 갈 수 있다는 정보가 탈북자들에게 퍼져 있는데 이러한 정보와는 달리, 러시아와 북한 당국의 공안 공조가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어 단속을 피해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재입국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이처럼 다양한 탈북 루트를 이용, 성공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로 탈출한 탈북동포들은 또다시 한국으로 오기 위해 갖은 고난 속에 새로운 탈출 루트를 개척해야 하며 여기에 생사를 걸어야 한다. 이들이 개척한 제2의 탈출 루트는 캄보디아, 태국, 몽골 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정세와 중국·러시아 등 해당 국가의 입장 변화에 따라 탈출 루트 개척의 비용과 위험이 오르내리는 심각한 고난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