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영양이 부족하면 키와 몸무게가 제때 늘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의 여러 부분에서 기능 장애가 생긴다. 우선 임신한 여성이 영양결핍이 되면 태아의 체중이 줄어들고 이런 아기는 출생 후 질병에 약하고 사망률도 높다. 어린이가 영양이 결핍되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염성 질병에 쉽게 걸릴 뿐만 아니라 사소한 질병도 심하고 길게 앓는다. 어린 시절에 성장 장애를 경험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흉선 기능이 감소되고 이로 인해 건강 수준이 낮고 수명이 짧은 경향이 있다.



성장기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영양결핍을 경험한 어린이는 신장과 체중이 줄어들고 골 피질도 감소하여 결국 이상적인 성인 체격에 도달하기는 어렵게 된다. 더불어 심혈관계, 호흡계, 순환계의 기능이 저하되어 결국 성인이 되었을 때 신체 운동 능력 나아가 노동 능력이 감소된다. 만성적 영양부족으로 신체가 작고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성인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아니한 사람들에 비해 같은 일을 하는 데도 더 전력을 다해서 긴 시간을 일해야만 하니 삶의 전반적인 질이 저하된다.



만성적 영양결핍에 노출된 아동은 그렇지 아니한 아동에 비해 사춘기에 늦게 도달한다. 정신적 성숙과 육체적 성숙은 서로 관련되어 있어서 성숙기가 늦어지는 아동은 나이에 비해 신체적인 성장이 늦을 뿐만 아니라 지능의 발달에 있어서도 동년배보다 더디다.



영양실조는 지능 저하, 정서 발달 장애, 나아가 학습 능력 저하와도 관련이 되어 있다. 임신 마지막 3개월에서 생후 2년까지가 인간에서 두뇌 급격 성장기인데 이 중에서도 영양결핍에 가장 취약한 시기는 임신 최종 3개월에서 생후 1년까지이다. 이 시기에 지나치게 심각한 영양결핍을 경험하면 두뇌 중량, 두뇌 크기, 신경 세포 수의 감소를 보이며 이후의 치료에 의해서도 회복 불가능한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어린 시절에 심각한 영양결핍을 경험한 어린이는 성장 후에도 지적 능력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만성적인 저영양 상태에서 자라난 어린이의 지능 수준도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뒤떨어진다는 보고도 많다.



영양 부족이 신경계의 작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라 할지라도 어린이의 주의 집중력, 학습 의욕, 활동력, 정서 발달 등에 악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학습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실제로 배고픈 어린이는 자극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져서 신경질적으로 되기 쉽고, 무기력, 무관심해지고, 어떤 일에 길게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한다. 영양실조 어린이의 이러한 행동 특질 때문에 이들을 돌보는 사람도 이 어린이들에게 무관심해지게 되기 쉽다. 따라서 영양결핍 아동의 지적, 정서적 발달 환경은 더 척박해지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경험한 어린이는 그렇지 아니한 어린이에 비해 학습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영양실조는 대개 그 자체가 지능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열악한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같은 정도의 영양실조를 겪었더라도 이후의 회복 환경에 따라 인지적 기능 장애의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북한이 경험한 기근 사태로 인해 아동이 발달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장애를 경험할지 여부는 대부분이 회복 조건에 달려 있다. 즉, 이미 발생한 기근의 피해는 차지하고라도 현재 성장지체를 보이는 어린이들이 장기적으로 인지적 장애를 경험하는 사태를 방지하려면 이후에 지속적으로 양호한 회복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양부족으로 인해 북한 사람들의 신체 크기가 작아지면 이것이 남북한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대부분의 사회는 이상적인 신체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이상에 도달한 사람은 여러 분야에서 차등적으로 우대받는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에 의하면, 키가 그 사회의 평균보다 큰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적으로 상향 이동하며, 직업적으로 성공하는 경향이 있다. 한 사회의 키와 관련된 사회문화적 가치관 때문에 상대적으로 키가 큰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회의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들이 결혼, 취직, 승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객관적 능력과는 상관없이 유리한 대우를 받는다. 성장기 동안에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영양 부족에 노출되면 성인 신장이 감소되고 상체에 비해 하체가 짧아진다. 북한의 식량 부족 사태가 더욱 장기화되어 남북한 사람 간에 신체적 특징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면, “북한 사람은 키가 작다”, “북한 사람은 숏다리다”, “북한 사람은 얼굴이 크다” 등으로 북한 사람을 신체적으로 열등시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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