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식량부족 사태가 북한 어린이의 성장발육과 건강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998년 가을 EU, UNICEF, 그리고 WFP는 북한 당국과 공동으로 북한 어린이의 영양 상태를 전국적인 규모로 조사하여 그 결과를 보고서로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만 7세 이하의 북한 어린이 가운데 키에 비해 몸무게가 적은 급성영양실조 어린이가 15.6%, 나이에 비해 키가 작은 만성영양실조 어린이가 62.3%에 달한다.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 영양상태와 비교해 볼 때 북한 어린이는 급성과 만성 영양실조율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급성영양실조율 15.6%라는 수치로만 보면 북한은 세계 10대 극빈국 수준이다.



반면에 남한 어린이의 영양실조율은 북한 어린이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고 세계적으로도 낮은 편이다. 남북한 어린이를 비교하여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차이는 키의 크기이다. 1998년 조사 결과에 따라 계산해 보면 만 7세의 나이에 남북한 어린이간의 키 차이는 남녀 모두 최소 12cm 정도가 될 것이다. 현재 만 7세인 남한 어린이의 평균키는 미국 평균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이에 비하여 같은 민족인 남북한 어린이간에 12cm나 키 차이가 있다는 것은 현재 북한 어린이가 겪고 있는 영양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남북한 어린이 간에 현재 관찰되는 키 차이는 이 어린이들이 사춘기에 도달했을 때 더 커질 것이다. 만성적 영양결핍 상태인 북한어린이는 남한 어린이에 비해 사춘기에 늦게 도달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식량형편이 좋아지지 않으면 1998년 조사 당시의 북한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는 남북한 청소년 간의 평균 키 차이는 적어도 12cm가 넘을 것이 확실하다



다행히도 북한 어린이의 영양상태가 개선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UNICEF와 WFP 등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아 북한당국이 2002년 가을에 자체적으로 실시한 전국규모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나이에 비해 키가 자라지 않는 만성영양실조율은 39.2%(전국추정치 42, 키에 비해 너무 마른 급성영양실조율은 8.1%(전국추정치 9%)로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4년 전인 1998년에 EU/UNICEF/WFP가 보고한 각각 62.3%, 15.6%라는 결과에 비하면 북한 어린이의 영양상태가 뚜렷이 호전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급성영양실조율 9%는 국제적인 수준에 비추어 여전히 높은 편이고 더군다나 만성영양실조율 42%는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앞으로도 북한 어린이 영양상태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현재의 향상기조를 유지해야할 것이다.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