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말에서 2001년 말까지 남한으로 입국한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들 66명의 영양상태를 검사해 보니 남한에 온 탈북 어린이는 북한에 있거나 중국으로 탈북한 어린이들보다 훨씬 잘 성장하고 있었다. 1998년 조사에서 북한 어린이의 급성영양결핍율이 15.6%라고 보고된 것에 반해 탈북 어린이는 중국에 있든 남한에 있든 아무도 급성영양결핍상태에 있지 않았다.
또한 북한 어린이와 중국체류 탈북 어린이 및 청소년은 모두 조사 당시에 약 2/3정도가 만성적 신장 성장장애를 겪고 있었는데 반해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 어린이는 약 1/4만 이에 해당되었다.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 어린이들은 한국으로 입국하면서 안정적인 영양공급을 받아 성장에서 빠른 회복을 보인다. 특히 급성영양결핍에 의한 신장 대비 체중의 감소는 즉각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신장성장의 회복은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다. 만성 영양부족에 의해 초래된 신장차이는 보다 긴 시간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복이 시작된 시기에 따라서도 회복의 정도가 달라진다. 인간의 성장이 나이에 따라 규칙적인 패턴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장과 체중이 남한 입국 후 증가한 정도에 반영되어 있다. 남자는 18세, 여자는 16세 이후로는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된다. 이는 성장이 점차 끝나가는 시기를 반영한 것이다. 성장기가 완전히 끝난 뒤에는 영양상태가 좋아져도 키는 커지지 않고 몸무게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결과로, 북한의 식량사정이 식량위기 이전으로 회복된다고 해도 북한 성인의 평균 신장이 식량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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