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1997.1.13) 제2조(정의)의 규정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이란 북한에 주소·직계가족·배우자·직장 등을 두고 있는 자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의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자를 일컫고 있다.
그러나 과거 법령용어는 월남귀순자(’62∼’78), 월남귀순용사(’79∼’93), 귀순북한동포(’93∼’97)등으로 변천되어 왔으며 이외에도 탈북자, 탈북동포, 탈북귀순자, 귀순자, 귀순동포, 자유북한인 등 다양하게 사용되어져 왔다. 본 원고에서는 현행법 체계상 북한이탈주민의 의미는 해외 체류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을 ‘탈북귀순동포’로 정의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북한은 1995년 이후 지속된 자연재해로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체제위기 속에서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이라는 구호를 통해 사회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경제난을 타개하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국가배급체계의 붕괴와 북한사회에 만연한 것으로 알려진 부패로 인하여 일반주민들의 식량난은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의 식량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인접한 국경지역에서 주민들의 탈북현상이 확산되기 시작하여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은 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조선족 밀집지역, 즉 중국의 동북 3성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인권유린, 노동력 착취 등의 고통과 언제 공안에 체포되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체류 탈북동포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물질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남한으로의 입국을 희망하고 있다. 그들은 중국을 통해 여권위조, 밀항 등의 방법으로 남한으로 입국하거나 일부는 몽골·동남아 등의 제3국을 경유하여 UNHCR 등 국제기구의 협조로 한국에 입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이후 3년여 동안 남북관계 진전 및 대북식량지원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생명을 걸고 탈북한 후 자유를 찾아 국내에 입국하는 탈북귀순동포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2003년 9월말 현재 4,010명이 귀순을 했으며, 2003년 현재 국내에 살고 있는 탈북귀순동포들의 숫자는 3,76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1998년도 국내 입국자수가 71명이었으나, 1999년도에는 2배 증가한 148명에 이르렀으며 2000년 312명, 2001년 583명, 2002년 1,140명, 2003년 9월 현재 880명이 입국하는 등 매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 추세를 보여오고 있으며, 금년에는 작년보다 약간 상회한 수준에서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또한 1990년대 중반까지는 단독 입국이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나 최근 들어 가족을 동반하거나 먼저 입국한 국내가족의 주선으로 입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20∼40대 청·장년층 중심의 귀순에서 현재는 유아에서부터 60∼70대 고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입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여성비율의 증가와 학령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의 숫자가 증가 추세를 보여주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탈북귀순동포들에는 탈북, 제3국 은신 도피생활 과정에서 겪은 충격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남한사회의 친척, 친구 등 연고관계가 적음에 따라 나타나는 외로움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생성해 가는 일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더해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새로운 환경 변화와 적응에 대한 걱정으로 인하여 정서적 불안 및 심리적 위축 등으로 초기 적응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체제에 대한 이해부족, 언어·사고·생활습관 등의 차이로 인한 문화적 이질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생활방식에 있어 계획·통제사회의 타율적 시스템에서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있어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노동생산성을 강조하는 우리사회의 노동강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남다른 각오와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착 초기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탈북귀순동포의 정착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