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사람에 비하여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많이 보이는 것이 탈북귀순동포들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탈북귀순동포들이 남한사람들에 대해 표현할 때 흔히 예술적이고 유순하고 부드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할 정도로 이들의 언행은 매우 직선적이고 거친 면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행동화하려는 성향과 인내심 부족, 조급성, 자존심, 고집을 억제하지 못하여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인다.



이러한 성향으로 인해 탈북귀순동포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사소한 일에 과격하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인다거나 심한 욕설을 하거나 격렬한 몸싸움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의견과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흑백논리식으로 대응하며, 자신의 뜻을 좌절시키거나 자신에게 비판을 가하는 사람에게는 갑자기 심한 욕설을 하는 등 강한 공격성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탈북귀순동포들이 보이는 공격성에 대한 원인들을 살펴보면, 이는 유아기부터 정체된 욕구 불만이 공격성으로 표출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욕구불만이 강해지면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데, 적의나 분노가 쌓이면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더욱 격화되면 심한 파괴적 행동이 나타난다. 욕구불만의 대상에 대해서 자기의 적대감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며,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대상인 동료와 말다툼을 하거나 싸움을 한다. 욕구불만과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성격이 거칠어지고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습관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북한사회의 보편화된 인권유린과 인간존중 의식의 결여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체제유지를 위한 인간경시 풍조는 자신의 일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북한주민이 일주일에 1회 이상 실시하고 있는 생활총화가 그 원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일거수 일투족이 불특정 다수에 의하여 철저히 규제되고 비판된다고 생각할 때 우선적으로 긴장하게 된다.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을 때 자신을 피해자라고 간주하며 가해 당사자에 대한 응징과 복수심을 축적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주의 정권은 모든 개인이 원자화가 되어야 국가의 통제가 용이하다고 보기 때문에 인민대중이 다른 대상에 충성하는 것을 예방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북한사회에서도 인간관계가 원자화되어 있으며, 당의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주민상호간의 인간관계를 억제한다. 인간관계의 원자화를 조장하는 제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상호 고발제도인데, 고발하지 않으면 고발하지 않는 사람이 처벌을 받게 된다. 누가 보위부 정보원인지 모르기 때문에 친구에게조차도 마음을 열지 못하고 서로를 불신하게 된다. 매주 실시하는 생활총화도 인간관계의 원자화를 조장하여 근본적으로 사람을 믿지 못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생활을 경험하면서 성장한 탈북귀순동포들은 남한사회에 대해서도 자신의 귀중한 재산과 생명을 노릴 수 있다는 의심으로 인하여 경계심을 나타낸다. 대인관계에 대한 불신풍조로 서로에게 적대감을 표현하게 되며, 표출하지 못할 경우 분노가 내재되어 심리적으로 불안정감을 초래하게 된다.



탈북귀순동포들은 제3국에서의 은둔·도피생활을 하는 동안 생존을 위한 불안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갖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화풀이식 음주습관을 버리고 가급적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나 서로간에 나쁜 감정을 갖고 있는 탈북귀순동포들 상호간의 접촉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어른들의 경험담을 듣거나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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