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드라마에서 부정적인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두 편 중에서 1편 정도에 부정적인 인물이 등장하는데 부정적인 인물의 묘사는 법적인 제재의 대상에서부터 단순 교양대상까지 폭이 상당히 넓다. 그런데 대체로 부정적 인물로 묘사된 행정간부 그리고 무역이나 상행위에 종사하는 자는 법적 제재의 대상에 해당된다.
시대물에서의 부정적 인물의 성분은 지주나 치안대 가담자, ‘종파분자’ 등 계급적 적대자로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물에서는 중앙부서의 부총국장이나 도 수산관리국장 등과 같은 행정간부와 함께 지배인, 부지배인, 기사장, 부기사장, 직장장과 같은 기업소 간부, 그리고 연구사, 무역상사원 등도 부정적 인물로 등장한다.
이들 부정적 인물의 중요한 특징은 간부로서의 책임감이 없거나 눈앞의 문제만을 해결하려 할 뿐 올바르게 일을 하려는 생각이 없는 사람, 돈에 유혹을 받아 타락한 인물로 대외무역과 관계된 사람, 그리고 북한의 과학기술에 대한 신념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들 부정적 인물들은 모두 사업을 열심히 추진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임시방편적으로 모면하려 하거나 사업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 돈의 유혹에 빠져 대외무역과 관련된 부정한 이익을 나누고 있는 인물들로 묘사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대외무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부정적인 현상이 노출되고 있음을 드라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직장에서 무조건적으로 성과만 내려하거나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려 하지 않고 자기만 살려고 하는 간부들이 부정적 인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북한경제가 대단히 어려운 처지에 있음을 보여준다.
[드라마]드라마 속의 ‘나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