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대부분이 산업 관련인 만큼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요 등장인물의 54.6%가 기업소 관련 직업인 노동자(34%), 기업소 책임자(12.4%), 기업소 중간책임자(8.2%)이다. 그리고 이 비율은 기업소에서 일하는 사무원, 인텔리를 포함하면 더 높아지는데, 4개월간의 드라마 중에서 기업소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21개 중에서 11개이므로 이 비율과 거의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의 길이에 따라 나타나는 등장인물의 직업 특성을 보면, 6회 이상의 긴 드라마에서는 노동자들보다는 기업소 책임자나 중간책임자가 주요 인물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이렇게 긴 드라마들에서 책임자의 역할을 더 많이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은 북한의 기업소 실정이 노동자들보다 관리 책임자의 능력과 헌신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물의 주요 등장인물 직업을 보면 노동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농민의 비율이 낮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농민의 비율이 낮은 것은 ‘대하는 흐른다’와 ‘석개울의 새봄’과 같은 농촌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모두 한국전쟁 전후를 시대배경으로 하는 시대물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농촌을 다루는 드라마가 적은 것은 북한의 식량난이 문제가 되고, 농업이 그토록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도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두 편의 드라마가 모두 토지개혁과 농업협동화의 우월성을 다룬다는 점에서 로동당의 농업정책 변화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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