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핵실험 이후의 북미관계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가 다시 험난해지고 있다. 이번 핵실험은 1, 2차 핵실험과 비교해서 큰 의미가 있다. 먼저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북한의 핵개발이 ‘실질적인’ 핵무기로 발전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당국은 3차 핵실험에 대해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였고, “다종화된” 핵억제력의 성능을 보였다고 언급하였다. 즉,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작년 12월 12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과 함께 결합될 경우 실제로 미국본토까지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로 완성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북한은 이와 같은 핵보유국 지위 달성 및 실질적 핵미사일 달성 추진으로 인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려고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핵개발을 명시한 김정일의 유훈과 함께, 김정은 정권 강화라는 목적을 위한 군부세력의 지지가 중요해졌을 것이며, 결국 개혁개방의 채택보다는 강경 대외정책의 채택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평화적 목적을 위한 위성발사에 대해 강한 제재로 나온 국제사회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하는 조치의 일환이었다.

 

유엔안보리 결의안 2094가 나온 이후 한반도는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요한 점은 미국의 핵우산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진하면서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지에 있어서도 핵우산보다는 재래식무기에 의존한 억지력 제공에 초점을 두어왔다. 한미 간의 확장억제정책위원회에서 미국의 핵우산 구체화 논의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미국의 구체적인 핵우산 조치는 매우 의미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한미연합훈련에서 B-52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Cheyenne, B-2 스텔스폭격기 등을 공개하며 실질적인 핵우산 조치를 과시하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전개이다. 현재 미국은 압박과 대화라는 투 트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글린 데이비스는 다섯 가지 대북정책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즉,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고,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보상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단순히 대화에 복귀하는 것에 보상하지 않을 것이며, 남북관계와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북한과의 근본적인 관계개선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주변국을 도발하면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기 대북정책의 원칙에는 새로운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즉, 과거 북한과의 협상실패로 고민하던 미국은 여전히 아무런 대북정책의 새로운 해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ABC방송에 출연해 중국과의 협력이 긍정적으로 발전되고 있다고 언급하여 대북정책에 있어 중국변수가 작용할 수 있음을 암시하였다. 즉, 중국을 견인하여 북한의 행동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시진핑 정부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가 올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지난 1, 2차 핵실험 당시에도 중국의 대북제재는 존재했었으며, 한반도의 안정을 대북정책의 우선순위로 꼽는 중국에게 있어서 대화분위기가 조성되면 북중관계도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 상황은 대화국면으로 바뀌면서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안정위주 대북정책은 다시 대화를 선호할 것이며, 이는 중국에게 지속적인 대화추진 의사를 표현케 하고 있다. 미국 역시 현 시점에서 대북정책에 어떤 모멘텀을 가져올 정책을 만들기도 힘들고 그럴 의지도 강하지 않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의지가 강경해질수록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시기는 점점 더 가까워질 것이다.

 

이제 대북정책에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지속적으로 강경한 제재를 추진하여 북한정권을 궁지로 몰아넣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 먼저 강경한 제재에 저항하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미국이 용인할 수 있겠느냐이다. 오바마 1기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실패는 북한의 계속적 도발에 미국이 결국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변수는 중국이다. 결국 중국은 북한정권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강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고려해 볼 수 있는 새로운 대북정책은 시장경제 유입이다. 한미중 3국은 대북 시장경제 유입을 위해 조율 및 협력해야 하며, 같은 방향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서로 다른 정책을 추진할 경우 북한은 외교력을 발휘해 정책적으로 다른 틈을 파고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맹목적인 퍼주기는 지양하고 북한을 시장경제화하기 위한 철저한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시장경제화 정책은 단순히 북한정권을 살찌우기 위함이 아니라 북한체제의 변화를 목적으로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에는 특별한 해법이 없는 상태이다. 한국이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향후 북미관계는 또 다른 대화국면으로 갈 것으로 보이며, 과거의 되풀이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Plan B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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