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방송분야 교류협력의 성과와 문제점

 

이주철 (KBS 남북협력기획단 박사연구원)

 

  남북한 방송교류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상당한 성과를 나타냈다. 남북경협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고, 이산가족문제와 더불어 다양한 부문의 사회문화교류가 진행되었다. 북한정권은 남북방송교류에서 정치적 목적과 더불어 경제적인 실익에 관심을 나타냈다.

  첫 번째 남북방송교류는 20009KBS<2000년 한민족 특별기획-백두에서 한라까지> 생방송의 제작이었고, 이어서 10월 조선로동당 창건기념일에 즈음하여 SBS의 뉴스 생방송도 이루어졌다. MBC2001년에 주민생활을 취재하고, KBS남과 북이 함께 부르는 노래’, ‘은둔의 땅, 관광으로 빗장 연다’, ‘대동강 밸리의 꿈’, ‘백두고원을 가다’, ‘10대 민족문화유산등을 제작하였다. 이처럼 대규모 사업이 가능했던 것은 북측이 2000년 이후 남북교류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경제적인 지원을 끌어내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 남한의 방송사들이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위해 여러 측면에서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2001년 후반에 한반도 정세가 나빠지면서 방송교류사업도 지체되었으나, 20021KBS의 드라마 <제국의 아침>이 촬영되었고, 남북방송교류 중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 KBS 교향악단의 평양공연과 MBC의 이미자윤도현 공연이 이루어졌다. 북한정권은 사상 처음으로 남한의 공연을 주민들에게 방송하였는데, 이 일은 남북방송교류의 역사 중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북한 현지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쉽지 않던 시기에 북한주민들에게 남한의 공연을 동시에 방송한 것은 획기적 사건이었다.

  200210북핵문제가 재발하였지만, 방송교류는 계속되었다. 2003년에는 KBS전국노래자랑 평양 편’, ‘남북경협현장 평양, 남포 그리고 개성이 제작 방영되었다. SBS는 류경정주영체육관 개장기념 통일농구대회를 대규모의 방북 인원(참관단 800)과 함께 제작 방송하였다. 특히 KBS전국노래자랑 평양 편SBS통일농구대회는 많은 북한주민들이 함께 참여한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 또 북한은 남한 방송사의 협력으로 2002년 월드컵과 2004년 시드니올림픽 경기를 북한 지역에 중계하기도 했다.

  2003년까지 비교적 활발하게 전개되던 남북방송교류는 2004년 상반기에 KBSMBC의 고구려 문화유산관련 프로그램 제작 이후 정체되었다. 남북 방송교류도 핵문제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방송교류에 대한 북한정권의 태도도 소극적으로 변화하였다. 2005년 초에 MBC에서 개성을 취재한 프로그램이 제작된 이후, 북측은 이전부터 그들이 관심을 가졌던 사육신드라마 제작과 조용필 공연만을 허용했다.

  2004년 이후 2006년까지의 남북방송교류사업은 2002년에 비하여 상당히 후퇴하였다. 방송교류가 양적으로 감소하였으며, 조용필 평양공연의 북한 내 방영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질적으로도 후퇴하였다. 결국 2007년에 KBS는 그동안 제작했다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보류했던 드라마 사육신을 방영하는데 그쳤고, 타 방송사들도 자연 다큐 한두 편과 연예인의 북한 방문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2008년에는 뉴욕필 평양공연과 원자로 냉각탑 폭파 화면 중계와 같은 한반도 정세의 영향을 받은 방송교류가 MBC를 통해 진행되었으나, 남북관계가 2008년 이후 급속히 냉각되고 방송사의 재정난 등이 겹치면서 방송교류는 거의 진행되지 못하였다. 2010년에는 천안함사건이 발생하고 이에 대응한 정부조치가 진행되면서 남북방송교류는 양측이 간헐적으로 접촉을 하는 수준을 넘을 수 없었다.

이러한 방송 제작 외에도 의미 있는 방송교류 사업으로는 2003년과 2005년에 평양과 금강산에서 진행된 남북방송인 토론회를 들을 수 있다. 이 모임은 남한의 방송위원회와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공동 주최하였는데, 양측 방송인들이 함께 교류를 나눈 중요한 성과였다.

  2000년대 남북방송교류는 방송인 모임, 프로그램 현지 제작, 프로그램 외주 제작, 현지 공연과 방송, 공동제작 공동방영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남북 상호 간의 협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되어 가는 측면이 있었다. 어쩌면 공동방영과 같은 교류사업은 앞으로도 재개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한 성과였다. 하지만 아직도 북한체제가 폐쇄적이고 정권의 정당성이 취약한 현 상황은 남북방송교류를 제한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정권이 본질적으로 방송을 정치적 선전도구로 이해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방송이 주민들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정권으로서는 남북방송교류를 남북관계와 국제관계 변화, 북한 경제와 체제의 변화에 연동하여 신중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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