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소조와 청소년체육학교

 

우수선수는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의 모든 국가는 우수선수가 될 소질이 있는 학생을 발굴하고 훈련을 잘 시키고 대회를 내보내면서 선수를 키워내는 엘리트선수의 발굴육성제도를 대체로 다 갖고 있다.

북한에서도 국가대표나 유년 체육단에 뽑히려는 청소년들은 북한식 선수육성제도에서 키워진다. 그 육성제도의 두 줄기가 체육소조와 청소년체육학교라고 볼 수 있다.

체육소조는 학교 외에도 공장이나 농촌에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주로 학교소조에 대해서만 알아보자. 학교에 있는 체육소조는 학교마다 체육에 취미가 있고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을 학교 체육교사가 지도하는 과외체육 단위이다. 체육소조 말고도 음악소조나 미술소조, 과학소조도 있다고 한다. 학교의 체육소조는 인민학교와 고등중학교에 멀리 퍼져있다. 고등중학교에는 아주 시골만 아니면 거의 다 소조가 있는데 전문화 체육소조라고 불리기도 한다. 체육교사가 있고 운동장이나 체육실이 있는 학교에는 모두 2-3개가 종목별 소조가 설치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대체로 인민학교(초등학교)나 고등중학교(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합쳐진 5년제 학교)에서 체육교사는 학교당 최소 2-3명이 있고 이 선생님들이 체육소조를 책임지고 운영한다.

체육소조에서 운동을 하는 학생 수는 종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구기 종목은 30-40명 정도이고 체조나 육상, 역기 등 개인 종목은 수가 훨씬 적을 것이다. 체육소조 시간은 하루 2-3시간으로 보이며 1주일에 6일간을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말할 때는 흔히 체육소조라고 하고 게임을 할 때는 ‘전문화 경기를 한다’라고 했다. 학교의 체육소조에서 연습을 해서 시군 대표를 가리는 대회에 나가고 다시 시군대표가 되면 다른 시군의 체육소조를 대표해서 나오는 선수나 팀과 경쟁을 해서 이기면 도 대표가 되는 것이다. 다시 각 도의 대표가 된 팀과 선수가 모여서 전국체육소조운동경기대회에 나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우승한 선수는 체육관계자의 관심이 된다. 보다 실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체육대학에 들어가거나 체육단에 입단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체육소조는 이러한 경기대회 운영체계와 맞물려서 숨어있는 우수한 체육영재를 발굴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체육소조는 선수선발 이외에 학교 수업으로는 할 수 없는 운동 기능을 보급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체육소조로 활동하지만 선수로 뽑히는 학생은 극히 일부일 것이다. 그 외 체육 소조활동을 했던 학생들은 성인이 되어서 운동을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므로 생활체육의 밑거름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에는 상업적으로 수영장이나 테니스장을 운영하고 운동방법을 가르치는 곳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탁구나 농구를 배우려면 체육교사가 방과 후에 운영하는 체육소조에 들어가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청소년체육학교는 체육소조보다 수준이 높은 학생운동부 쯤 된다. 처음에는 청소년체육학교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체육구락부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각 시군구에 하나씩 있고 시군단위에 있는 종합운동장이나 체육관에 체육지도원이 상주하면서 운동 기능이 뛰어난 학생들을 방과 후에 별도로 소집하여 전문적으로 훈련시키는 운동부인 것이다. 예를 들면 계순희 선수가 모란봉청소년체육학교 출신이라고 알려졌는데, 평양의 모란봉 구역에 있는 청소년체육학교가 모란봉청소년체육학교인 셈이다. 북한전역의 청소년체육학교에는 각각의 여건에 맞춰서 종목이 선정되며, 북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축구를 가리키는 곳이 제일 많다고 한다. 이외에도 핸드볼(북한식으로는 송구)·배구·탁구·육상 등 각 시군의 체육시설 여건이나 해당 체육지도원(코치)이 지도할 수 있는 종목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종목의 종류가 결정되어 운영된다고 한다. 최근 북한에서 우수 성적을 기대하는 종목으로 수중발레가 있다. 그런데 수중발레를 훈련시키려면 수영장이 있어야하므로 이런 종목의 경우는 시설인 창광원수영장에 청소년체육학교가 설치되어 운영된다. 아마 창광원청소년체육학교는 다른 종목이 아닌 수영이나 수중발레 등 수영장시설을 활용해서 훈련시킬 수 있는 종목을 육성하게 되는 셈이다.

청소년체육학교에서 육성하는 종목의 수는 5개에서 10개까지 다양하다. 경성군이나 선봉군 체육구락부에는 축구, 여자 소프트볼, 여자 축구, 배구, 권투로 7개 종목의 팀이 있었다고 한다. 경선군의 체육구락부에서 운동을 했던 학생은 100명 정도이다. 각 청소년체육학교가 위치한 시군 중에서도 도시지역이어서 인구가 많고 체육시설 여건도 좋으며 체육지도원수도 많이 둘 수 있으면 당연히 구락부에서 운동하는 선수 수는 2-3배 이상 커질 것이다.

어쨌든 별도의 체육계열 고등중학교가 없는 북한에서 청소년체육학교는 북한의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곳이다. 한마디로 북한 엘리트선수의 산실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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