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예술영화촬영소와 문화성혁명사적관

 

평양시 외곽 형제산구역에 조선예술영화촬영소가 있다. 총 부지면적 100만㎡에 야외촬영거리, 실내촬영장, 각종 영화제작 관련 설비실이 있는데, 우리의 드라마세트장처럼 관광명소로 활용되고 있다. 야외촬영거리는 1930년대 경성(서울)의 거리를 비롯, 1950~60년대 서울의 거리, 조선시대 서울 거리 및 농촌 마을, 그리고 유럽 거리와 중국 거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북한에서 제작되는 거의 모든 영화의 야외장면을 소화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리와 다른 것은 콘크리트 구조나 목조, 석조 등 실제의 반영구적인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는 특수한 성격의 전시관이 있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문화예술 부문 ‘혁명사적’ 관련 자료를 모아서 전시해 놓은 ‘문화성혁명사적관’이 그것이다. 문화성이란 우리의 문화부에 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촬영소 정문에서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오른편으로 대형 벽화가 설치된 2동의 건물이 보인다. 첫 번째 건물이 제1관(김일성관)이고, 그 다음 건물이 제2관(김정일관), 제3관(김정숙관)인데, 각각 12개와 15개,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제2관의 규모가 가장 큰 것은 김정일이 북한 문화예술에 그만큼 깊이 관여해 왔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 사적관에는 이른바 ‘주체예술’의 성립과정과 전개과정을 보여주는 주요한 문건이나 현지지도 관련 일지 및 내용, 관련 신문기사나 사진 화보, 그리고 영화촬영이나 연극 공연 시 사용했던 대본·소품·의상 등이 시기별 장르별로 전시되어 있다. 이 사적관의 디스플레이는 북한 박물관의 일반적인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대형 사진이나 그림, 또는 어록이 전체 사적관은 물론이고 각 호실 벽면의 위와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각각의 벽면에는 관객의 눈높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평면자료가 가득 채워져 있고, 벽 앞쪽 바닥에는 유리상자 안에 소품이나 사판(모형판) 등의 전시물이 놓여 있다.

이 전시관이 비록 김일성·김정일의 소위 ‘현지지도’를 중심으로 한 사상교양의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혁명사적관에 해당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북한의 문화예술 정책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문화정책박물관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정책이 최고 권력자에 의해서 추진되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느끼게 해 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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