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으로 새단장 중인 북한의 공연장

 

북한 공연예술은 그 규모가 크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한 장면에 수십 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군중씬이나 깊고 입체적으로 구성된 무대장치 등이 즐겨 사용되곤 한다. 그러한 무대연출이 가능한 것은 무대구조나 설비가 충분히 지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공연장의 큰 특징은 각 장르나 단체의 전용공연장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극 전용 공연장으로 국립연극극장, 가극 전용 공연장으로 평양대극장과 봉화예술극장, 클래식 콘서트홀로 모란봉극장과 윤이상음악당, 교예 전용 공연장으로 평양교예극장 하는 식이다. 또한 각 공연장에는 해당 장르를 대표하는 예술단체가 상주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피바다가극단은 평양대극장, 국립연극단은 국립연극극장, 조선국립교향악단은 모란봉극장, 평양교예단은 평양교예극장을 홈으로 삼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각 공연단체는 매우 안정적인 제작 환경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레파토리를 구축하여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자랑하는 공연장들은 모두 개관 이후 수십 년이 되어 노후화 되고, 또 오랫동안의 경제난으로 공연설비나 건물 내외부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형편이다. 1989년에 개관한 평양교예극장과 동평양대극장이 가장 최근에 건립된 극장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극장들도 벌써 20년 가까이 운영된 셈이다.

1990년대의 북한은 과거 1970~80년대에 비해 공연활동이 크게 위축된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최악의 경제난을 벗어나면서 북한은 공연장 리모델링에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가장 먼저 리모델링에 들어간 것은 평양시 중구역에 있는 국립연극극장이다. 극장 인테리어는 물론 외부벽면을 석재와 유리로 마감한 이 건축물은 평양에서는 몇 안 되는 현대적인 양식의 건축물이 되었다. 2008년 2월 뉴욕필의 평양공연이 있었던 동평양대극장도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다. 건물 정면 상부에 횡으로 길게 펼쳐져 있던 대형 벽화가 금속성 외장재로 교체되어 역시 현대적 감각의 건물로 탈바꿈하였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상주하는 모란봉극장(1946년 개관)은 평양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적 스타일의 서양식 건축물인데, 최근 외벽 페인팅으로 옛 건물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그 이미지는 산뜻하게 바뀌었다.

공연장만이 아니라 요즘 신축되거나 재건축되는 평양 시내 건물들은 모두가 서울에서도 바로 몇 년 전에 볼 수 있었던 현대식 구조나 디자인을 하고 있다. 건물 내부 현관에 대형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제외하면 서울의 일반 건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양 시내 공연장들의 새 단장이 외부세계의 관객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개방의 조용한 준비 작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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