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소위 ‘조직사회’이다.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모든 북한 주민(북에서는 ‘공민’이라 부름)은 조직에 속하여 조직생활을 하도록 되어 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입하는 사회단체인 소년단에는 만 7∼13세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 있으며 그 수는 3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또한 만 14세로부터 만 30세 미만에 이르는 가입연령층을 가진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1996년 이전의 ‘사회주의로동청년동맹’임, 청년동맹 약칭)의 맹원(가입회원을 이르는 말)이 500만 명에 달한다. 그외 대표적인 사회단체로는 ‘조선직업총동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과 ‘조선민주녀성동맹’ 등이 있다.



그 가운데 조선민주녀성동맹(‘여맹’)은 북한 여성을 대표하는 사회단체이다. 여성 중 조선로동당원이 아니거나 직업을 갖고 있지 않는 30세 이상의 여성들이 가입하여 활동하는 전국적인 조직이다. 직업이 없는 여성들이 당이나 국가의 노선을 이해하고 따르도록 하여 사회적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통제하며, 여성과 가정을 정치사상적으로 혁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45년 11월 18일 창립 당시 조직원이 30여만 명으로 출발하여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250만명 안팎이었다.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정책적으로 직업없는 여성들, 예로 들면 가두여성(‘가두여성’ 항을 참조 바람), 가정부인, 편의봉사부문 여성들을 맹원으로 삼으면서 맹원 수가 120여만 명으로 정리되었다. 기관지로서 <조선녀성>을 발간하고 있다.



어느 여맹원의 일기를 통해 여맹 회원의 하루 일과를 상상해 보자. 다만 이 일기는 이상적인 북한 전업주부의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



“아침밥을 안처놓고 나는 버릇처럼 경애하는 장군님의 365일 교양자료에서 오늘, 1월 16일에 수록된 혁명활동자료학습을 하였다. 그리고 아침식사후 (여맹) 생활총화에 가서 모임전에 백두의 녀장군 김정숙어머님의 노래 ‘고향집추억’학습을 하고 뒤이어 동맹생활총화를 하였다.

오늘은 갱지원을 들어가는 날이다. 그래서 우리 부문과 초급단체에서는 미리 준비한 후방물자를 가지고 갱에 들어가 탄부들을 고무하며 탄부의 안해를 대표하여 ‘전초선의 초병의 영예 더욱 빛내여 갑시다!’라는 선동연설을 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명언 1건을 학습하고 텔레비죤화면에 마주 앉았다.”

(자료: <조선녀성> 2000. 2, 29쪽.)



<조선녀성>에 나타난 여맹의 주된 활동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들을 정치사상적으로 무장시키는 데 주력한다. 정기적인 ‘생활총화(회의)’를 하여 개인 생활에서 당정책에 어긋난 행동이 있으면 반성하도록 하고 각오를 다지도록 한다. 어머니학교 등을 열어 김정숙따라배우기운동을 실천적으로 전개하기도 한다.



둘째, 여성들을 사회 활동에 참여시키도록 한다. 지역의 조건과 필요에 따라 여성들은 위문품을 들고 생산현장 노동자나 군인들을 찾아가 위문하기도 한다. 노동력이 부족한 곳에서는 노력 봉사를 하기도 한다. 같은 지역에 사는 여성들끼리 가내부업을 하여 가계 소득을 올리는 일도 꽤 많다.



셋째, 여성들을 사회문화적 활동을 하도록 한다. 여성들에게 노래나 춤을 가르쳐 주어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고 정치사상적으로 무장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이 연장되어 아마추어 여성들도 ‘아리랑’공연과 같은 행사에 배우로서 참여할 수 있다.

이상의 활동을 통하여 북한 당국은 가정부인일지라도 조직의 대오에서 이탈하지 않고 당 노선을 지지하고 실천하도록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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