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고위급 대표단과 회담(2001, 평양)
북한은 외교관을 외교일꾼이라고 부른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북한은 2001년 말까지 151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으며, 31개국에 재외공관을 두고 있다. 외교관은 100명 정도가 순환하면서 일한다. 외교정책의 핵심인 외무성 내 외교관의 직제를 보면, 외무성을 총괄하는 상과 그 아래 제1부상, 각 지역을 담당하는 부상들이 있다. 2002년 현재 외무상은 백남순이며, 제1부상은 강석주다. 주요국가들의 대사는 대체로 부상이나 국장급에 해당한다. 부상 아래로 각국을 담당하는 국장과 부국장이 있다.



외무성의 각 국(局)은 수 개의 과로 나눠진다. 각 과에는 과장과 담당지도원으로 불리는 담당자가 있다. 해외공관의 2등서기관에 해당하는 본부의 담당지도원은 각자가 1개의 대상국을 담당한다. 담당지도원 밑에는 지도원이 있다. 지도원에서 담당지도원으로 승진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대체로 3∼5년 정도로 알려진다. 한편 지도원 밑에는 보조지도원이 있다. 보조지도원은 일을 배우는 단계에 있는 사람으로 통상 3-5년 정도의 기간을 거쳐야 지도원이 될 수 있다.



외교일꾼이 되기 위한 정기적인 선발시험은 없으며 외무성 당위원회의 주관하에 필요 인원만큼 수시로 선발한다. 외무성 당위원회 간부처와 해당 부서 국장들이 주관하여 정치, 외국어 등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대표적인 외교일꾼 양성교육기관으로는 국제관계대학, 평양외국어대학, 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 등이 있으나 국제관계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된다. 3개 대학에서 일년 총 배출되는 인원은 평양외국어대학 200명, 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 150∼200명, 국제관계대학 50∼100명 정도로 알려진다.



평양의 국제관계대학은 당 국제부 직속으로 외교, 무역 등 주로 대외사업 부문 고위간부를 양성하는 대학이다. 외교와 대남부문의 인력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다. 특히 외교관들에겐 출세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 대학의 단기 과정이라도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불문율처럼 굳어져 있다. 그러나 국제관계대학은 외교관이 꿈인 학생들이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입학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 대학은 일반 대학과 달리 당정군 각 부문에서 5년 이상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거나 일반 대학 졸업자들만이 지원할 수 있다. 한편 평양외국어대학의 경우, 영, 불, 노, 중, 일, 독, 아랍, 서반아어의 8개학부가 있으며 고위층 자녀들이 많이 입학하고 있다.



외교일꾼 선발을 위한 어학시험은 독해 및 듣기 중심으로 평가하나 실제 합격여부에는 신원조사 비중이 크다. 특히 ’70년대 이후에는 어학실력이 있는 간부자녀 중심으로 많이 선발했으나 90년대 들어 경제난 이후 음성적인 선발도 적지 않게 이루어진다. 대체로 3년마다 보직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외교 전문분야의 업무성격상 교류는 어려운 편이다. 해외공관 근무는 지역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금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아 처음부터 좋은 지역에 들어가기를 선호하여 유럽 및 국제기구의 인기가 높다.



외교일꾼은 북한에서 높은 대우를 받는 계층으로 고위직 외교일꾼들의 경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또는 당중앙위원회 위원 등의 요직도 겸하고 있다. 또 근무 분위기도 비교적 개방적이어서 ‘BBC’나 ‘VOA’ 등 외국방송 청취도 가능하며 외무성 ‘지역국’은 해당 국가들의 신문도 구독할 수 있다. 특히 외화선호의 영향으로 외화벌이가 가능한 해외공관 근무기회로 인해 주민들의 직업 선호도가 아주 높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뉴욕, 이태리 등 일부 공관에만 경비가 지원될 뿐이어서 나머지 공관들은 외교일꾼들이 비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자체 공관 경비를 조달하기도 한다.



실제 보통의 북한 공관원들은 2백달러 내외의 봉급을 받는데, 외교관으로서는 결코 여유있는 것이 못된다. 경비 절감을 위해 대부분 공관원들은 공관 내에서 단체 합숙을 하는가 하면 공관 운영에 외교관의 부인들을 동원하여 사무보조나 비서, 전화교환 업무에 투입하기도 한다. 이런 사정으로 외교관들의 일상적 파티 등 각종 대외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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