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사법(司法)이란 당의 지도하에 법을 해석·적용하고 집행하는 재판기관과 검찰기관 등의 권력적 활동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다른 권력기관으로부터 독립하여 분쟁을 해결하는 권력작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에도 검사, 판사, 변호사라는 직업은 존재하지만, 종사하는 사람 수는 극히 적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일도 없어 일상적으로 대다수의 북한사람은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어렵다. 변호사는 특히 그렇다.



그렇다면 사법부의 핵심이라 할만한 판사는 어떻게 선출되는가? 북한에서는 남한과 같은 사법시험제도가 없으므로 법률상으로는 내각원이 될 수 있는 자라면 누구나 판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 정규 법학교육을 받고 재판소 실습생이나 보조판사 등의 업무를 5년이상 수행하던 자 중에서 선출되는 것이 보통이다. 김일성종합대학 법학부의 경우, 법학과, 국가관리학과, 국제법학과가 설치돼 있다. 사법시험이 없는 대신 이 대학의 졸업시험이 실질적인 법률가 자격시험이 된다. 졸업 후 곧바로 검사나 판사로 임용되지 않고 서기(書記) 등의 하위직을 몇 년 거친 후에 임명된다.



판사는 당원 중에서 선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예외적으로 당원이 아닌 자가 판사로 선출된 경우에도 1-2년 이후에는 반드시 입당절차를 밟아야 한다. 판사는 출신성분이 좋아야 하므로 순수한 농민이나 근로자 출신이 판사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별한 경우 혁명유자녀 중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거쳐 판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판사는 일단 선출되면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연임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임명제와 비슷한 운용을 하고 있다.



사법 재판일꾼들은 당 정치일꾼의 자격을 갖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판사급 이상의 경우, 간부공급소에서 식료품 공급을 받을 수 있다. 간부대상의 급수(1급, 2급)에 따라 공급물자의 양이 달라진다. 북한 특유의 사법제도 특성상, 판사는 검사의 수사결과에 따라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때문에 남한에 비해서 판사의 권한은 사실상 부족하다. 이에 따라 관련된 여러 가지 부수입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판사보다는 사건수사를 직접 맡고 있는 검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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