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선군정치(先軍政治)라는 구호처럼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군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경제난 가운데, 사회일반의 위기상황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체제의 버팀목, 특히 경제와 치안문제의 버팀목으로서 군부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군대가 인민보안성의 고유기능으로 볼 수 있는 치안문제까지도 담당할 정도이다. ‘군민일체’라는 군사적 기풍이 강조되는 가운데, 지난 96년 말부터 일부 공장, 기업소 및 협동농장의 운영, 그리고 철도, 운수, 체신 분야 등에서도 그 관리를 군대가 대행하는 경우도 드러난다. 가령 단위부대의 지휘관이 협동농장의 생산량의 일정 부분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주요하게 볼 것은 다른 주요 권력기관과 마찬가지로 이미 군대도 80년대 중반부터 외화벌이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농업이나 건설부문 등에 투입되는 등 노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식량난 이후 노동력의 유동성이 증대되면서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대체(代替) 노동력으로서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자체의 ‘호텔과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사회주의체제의 특성상 군대가 경제활동의 주요한 단위(單位)가 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군인들은 경제난 극복에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 “96년 경 배급이 끊기자, 노동자와 농민들이 식량문제를 자체 해결하기 위해 직장을 떠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직장에 나오지 않는 일꾼들이 늘어났으며, 노동자들이 떠나고 작동을 멈춘 공장에 군인들이 투입되었다. 군인들은 최소한이나마 배급을 받고 있었으며, 멈춘 공장을 재가동 시키거나, 농사를 지으면 생산물을 다 군인들이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생활유지를 위해 일을 열심히 하였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군인정신으로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석탄을 채취, 공장을 가동시켰다. 유명한 순천 비날론 카바이드 생산공장도 가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후방총국 피복국 군인들이 접수하여 군인들의 군복을 만들어 공급하였다”는 사례도 제시된다.



군대의 경우에도 자력갱생 방식이 강조됨에 따라 훈련시간 일부를 부업에 할당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외화벌이 사업에도 조직적으로 참여한다. 군단에 1개 대대 규모(1,000명)의 ‘군인 외화벌이 돌격대’가 별도 편성되어 광산, 수산사업소, 집단농장 등지에서 외화벌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군대의 외화벌이 관련조직은 외화가 될만한 것들을 수집하여 인민무력부 산하의 각종 무역회사들을 통해서 수출하는데, 주요 수출품은 토끼·고양이·물쥐 가죽이나 오리털 등 축산물과 버섯·고사리·오미자 등 한약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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