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두리: 오늘 텔레비전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이 나왔는데, 굶주려 비쩍 마른 것이 너무나 불쌍해 보였어.

-풍우리: 그래. 굶주린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지? 하지만 북한의 우리 어린이들도 제대로 먹고 자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단다.

<북한 어린이 키 비교>
(사진설명 : 큰 아이는 열한 살인 조선족 김OO양, 작은 아이는 북한에서 온 열 네 살인 리OO양 – 사진 김지연)

-진두리: 그래? 한참 북한의 기아에 대해 언론에 나왔었는데, 요즘은 통 소식을 못들은 거 같아? 이젠 괜찮아진 건가?

-풍우리: 물론 1995년, 1996년의 대홍수와 1999년 가뭄 때에 비하면 좀 나아졌겠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이 가난에 허덕이고 있어.

-진두리: 정말? 그럼 북한에는 왜 그렇게 식량이 부족한 거야?

-풍우리: 가난에 시달리는 어느 나라나 그렇겠지만, 북한의 식량 부족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우선, 북한의 지도를 보면, 산지가 대부분이고 평지는 거의 없지? 이런 지형 조건은 농사를 짓기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옛날부터 남쪽에서 재배한 곡물이 북쪽에 공급되었었지. 하지만 이제 분단되어 그럴 수가 없으니, 북한은 자연적으로 식량 부족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지형 뿐 아니라 기후 조건도 농사에는 적합하지 못한 편이야. 위도 상 북쪽이고 산지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냉해가 자주 발생하는 데다 강수량도 일정치 않거든.

<북한 경지면적 분포>

지만, 자연 조건이 불리하다고 반드시 식량부족을 겪는 건 아니지? 주체농법과 집단농장 등 북한 농업 운영 방식에서의 비효율성과 그에 따른 농업 생산력 감소, 영농장비와 기술의 낙후함으로 인해 식량생산성이 정체되거나 감소되는 경향 등 사회적 원인도 식량부족의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어. 또한 부족한 농지를 확보하기 위한 지나친 농지개간사업은 산림을 파괴시켜, 홍수나 가뭄 등의 잦은 자연재해 시에 피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지.

-진두리: 지금 이야기해준 내용에 의하면, 북한은 분단 이후 계속 식량부족을 겪어야된단 이야기잖아? 그런데 왜 최근에 식량부족 문제가 더 부각되고 있는 거지?

-풍우리: 그래, 네 말대로 북한은 여러 가지 자체적인 문제들로 인해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겪고 있었지만, 1980년대 중반 이전까지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어. 왜냐하면 사회주의권이 붕괴되기 이전에는 구소련과 중국 등의 동맹국으로부터 곡물을 무상으로 지원 받거나, ‘우대가격’이라는 조건으로 국제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부족한 식량을 수입할 수 있었거든. 그리고 전반적인 경제사정도 지금보다 좋았기 때문에, 국제가격이 월등히 비싼 쌀을 수출해서 2~3배 가량 값이 싼 밀가루와 옥수수를 수입하면 식량부족분을 메울 수 있었단다.
그런데, 1980년대 말 이후 사회주의권이 붕괴되면서 소련과 중국의 곡물지원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특히 중국이 흉작으로 자체 식량공급 부족을 이유로 1994년 하반기 대북 식량수출을 중단하면서 식량난은 더욱 심화되었어. 여기에 북한경제가 계속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바람에 외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해외에서 식량을 수입하기 어렵게 되었고, 국제 신용도 마저 떨어져 식량의 외상 거래도 불가능하게 되면서 식량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져버렸지.

 

-진두리: 계속된 홍수와 가뭄도 식량부족과 관련이 있다면서?

-풍우리: 그러니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거야. 1993년에는 냉해 피해가 심각했고, 1994년에는 우박이 내려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남ㆍ북도에서 많은 작물이 손실되었어. 여기에 1995년에는 100년이래 최대 규모라는 대홍수를 겪었는데, 1996년에 또다시 대규모의 홍수가 찾아와 큰 피해를 입혔지. 유엔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96년도의 수해로 북한의 8개 도의 117개 시ㆍ군에서 홍수 피해가 있었고, 그 피해액은 17억 달러에 이른다고 해.
또 1999년과 2001년에는 장기적인 가뭄이 이어져 상당한 작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가뭄으로 말라 가는 논, 밭에 물을 대려면 지하수를 찾아 땅을 파고 양수기를 돌려야 하는데, 북한의 전력 사정이 그만큼 좋지를 못하거든.

-진두리: 그런데, 식량이 얼마나 부족한 거야?

-풍우리: 북한은 평야가 적고 산지가 많은 자연 조건 때문에 식량 자급자족이 어렵다고 했지? 북한의 연간 식량소요량이 약 600만 톤 정도, 연간 식량생산량은 450-500만 톤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에, 매년 100만-150만 톤 정도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보면 되지. 그런데, 여러 자연 재해나 식량 생산은 더 줄어든 반면, 국내외의 상황이 좋지 않아 식량 확보는 더 어려워져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어. 1997년에 국제구호기구들은 북한을 세계 최일급 지원대상국가로 선정하기도 했단다. 1995년에 발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특별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주민 1일 배급량은 당시 100g이었다고 해. 100g의 분량은 공기밥 한그릇에 해당되는 양이라니, 얼마나 식량이 부족했는지 알 수 있겠지? 그래도 지금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지원이 꾸준히 이뤄져서 2004년 10월에 발표된 세계식량계획(WFP) 보고서에서는 약 320g 정도로 배급량이 늘었다고 해. 물론 절대량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말이야.

-진두리: 어휴… 풍우리의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정말 답답하구나.

-풍우리: 한 민족인 남한과 북한에서, 한쪽은 해마다 엄청난 양의 음식 쓰레기를 버리는데, 한쪽을 식량 부족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건 분명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 중국에서 날마다 외국 공관으로 잠입하고 있는 북한 난민들을 지켜보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이지. 빨리 바람직한 해결책이 생겼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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