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취재를 하는 기자들
북한의 모든 기자는 남한처럼 취직시험을 치는 것이 아니라 당에서 배치한다. 그 대상은 5년제 정규대학 졸업자에 한정돼 있다. 로동당 직속의 중앙 언론기관은 중앙당 간부부에서 직접 배치하며 도나 직할시, 내각 성(省)급은 도·직할시의 당위원회에서 배치한다.



당국에서는 오랜 기간 언론에서 종사하면서 우수한 기사를 많이 써 주민교양에 기여한 기자에 한해 ‘공훈기자’와 ‘인민기자’ 칭호를 수여한다. 공훈기자가 되면 받는 월급에 20원이 추가되며 인민기자는 40원을 더 받는다. 기자들의 월급은 급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보통 무급 100원, 5급 120원, 4급 140원, 1급 200원 등으로 급수가 올라감에 따라 20원씩 늘어난다. 무급기자가 받는 100원은 일반 노동자의 평균 월급과 같은 수준이다.



또한 남한과 마찬가지로 단상, 수필, 기행문, 해설기사 등 각종 장르의 글을 다른 언론사나 출판사에 기고할 경우 원고료를 받을 수 있어 일반 주민들보다 생활수준이 나은 편이다. 기자라고 해서 특별히 주어지는 특혜는 없으나 4급 이상이 되면 간부공급을 받을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타 분야에 비해 높은 대우를 받고 있으나 경제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한편 기자들의 사회단체인 기자동맹은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선 기자들의 월급과 직결되는 기자급수 책정을 위한 이론과 실기시험을 치른다. 급수는 1-5급과 무급으로 나뉜다. 800명에 이르는 기자가 활동하고 있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경우, 1급 기자는 10명, 2급 기자는 30명 안팎이다.



북한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노동신문 이외에도 조선직업총동맹에서 주 2회 발행하고 있는 ‘노동자신문’과 같이 일정 계층, 분야 등을 독자층으로 하는 특수신문이 상당수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농업근로자신문’, ‘새날’, ‘교원신문’, ‘문학신문’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신문은 대부분 기관이나 단체의 기관지로 주간지, 순간(旬刊)지 형태를 띠고 있다.



아무튼 북한기자들의 경우, 체제특성상 사회주의 본성에 어긋나는 기사는 취급하기 어렵다. 당의 기준에 맞게 기사를 쓰고, 취재기사도 사실취재보다 기준에 맞게 구성된 것들이 많다. 아울러 북한의 식량난 및 경제난은 출판, 언론 부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인해 출판·보도 부문이 원활히 가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만약 예전에 로동신문 발행부수가 1백부였다면, 경제난으로 50부로 줄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잡지의 경우 발행일이 제대로 지켜져서 나오지 못해 시의성이 떨어진다. 한 전직 출판사 기자는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종이를 물쓰듯 했지만, 90년대 이후 종이를 필요한 분량만 배급해 주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노동신문의 경우, 기자·편집원만 600여명에 이르고, 인쇄 인력도 200여명이다. 매일 6면, 증면해도 8면을 넘지 않는 지면이니 기사 한 번 실리기가 쉽지 않다. 기명(記名) 기사가 실리면 기자들은 “신문에 내 기사가 났다”며 좋아한다. 취재기자들 간의 특종 경쟁은 없고,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에서 취재장소와 취재대상, 원고매수까지 정해 내려보낸다. “자본주의 신문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엽기적인 사건을 다룬다”는 것이 북한 식의 인식이어서 사회면은 주로 미담(美談)만 다룬다.



국제부와 남조선부는 자기 나름대로 바깥 세상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비난조가 주류다. 5면의 남조선면과 6면의 국제면은 그나마 주민들에게 바깥 세상을 알리는 작은 창이 되기도 한다. 경제부문에서는 농업과 경공업 담당 기자들이 실속이 있다. 취재 나갔다가 생활필수품을 구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봉 외에는 소득원이 전혀 없는 기자들에게는 이나마도 다행이다. 채소 수확철이면 신문사 차원에서 농업담당 기자를 파견해 가장 작황이 좋은 밭을 노동신문사 공급용으로 고르도록 해 특혜를 누리기도 한다.(조선, 200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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