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북한판 서커스 ‘교예’ (남북의 창 / 2020.02.01)
[클로즈업 북한] ‘세계 최정상’…북한판 서커스 ‘교예’
 
 
 
 
[앵커]

북한에선 예술 활동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에겐 서커스처럼 보이는 북한의 ‘교예’도 기교 예술로 분류해 영재 교육을 시킬 만큼 장려하고 있는 문화 예술인데요.

국제대회에서도 강세를 보일만큼 높은 기량을 자랑하고 체제선전 내용도 비교적 적은 편이라 독자적 콘텐츠로의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이번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판 서커스 ‘교예’를 집중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어두운 무대 위를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이내 음악과 조명이 켜지자 화려한 동작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다.

몸에 용수철이라도 단 듯 공중과 지상을 거침없이 오가는 이들.

바로 북한의 교예 배우들이다.

[조선중앙TV : "지금 이 무대에 나온 배우들은 2019년 2월 에스파냐에서 진행된 제8차 지로나금코끼리상 국제교예축전에서 1등을 해서 축전의 최고상인 금코끼리상을 수여받은 날파람 교예배우들입니다."]

공연에 참가한 배우 대부분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베테랑들.

한민족의 대표 무술인 태권도도‘교예’ 라는 이름에 걸맞게‘기교 예술’로 승화 시킨다.

높이 쌓아 올린 막대에 의지해 몸의 균형을 잡는 ‘도립조형 교예’,

["계속하여 세계 공중교예에서 처음으로 개척한 뒤로 다섯 바퀴 돌아 잡기를 보시겠습니다."]

공중회전돌기가 압권인‘공중교예’ 역시 그야말로 최고의 경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 북한 매체는 신예 배우들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조선중앙TV : "실례지만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한 가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다섯 알 씩이나 다루는 걸 보면 정말 놀랍습니다."]

[북한 교예배우 : "처음에는 제가 이것을 해낼 수 있겠는가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숙련돼서 하나도 일 없습니다."]

교예단원이 된 지 6개월 차라는 이 배우의 종목은 발재주.

그녀 역시 신예답지 않은 수준 높은 연기를 펼쳤다.

북한 주민들의 성원 속에 장장 2회에 걸쳐 진행된 교예공연.

매체는 ‘교예’가 북한만의 주체예술임을 거듭 강조했다.

[조선중앙TV : "여러분들이 보신 것처럼 우리의 주체교예예술은 세계를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끝없이 비약하는 내 조국의 모습과 함께 더 높이 비약하는 주체교예예술은 더더욱 훌륭한 모습을 펼칠 것입니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사회주의는 일반적으로 동원의 기재가 대단히 중요하거든요. 교예는 사상성과 문화 체육 적으로 인민들을 투쟁으로 불러 일으키고 혁명적 낙관주의를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사회에서 사회주의 응원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존의 서커스를 자본주의의 소위 낡은 산물로 보고서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장르를 개척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기교예술의 줄임말인 교예는 1952년 국립교예단인 평양교예단이 설립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북한교예는 70년대 김정일의 지시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 현재 평양교예단, 북한인민군교예단 등 전용극장을 가진 교예단이 해마다 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1972년에 6년제로 설립된 평양교예학교는 이후 9년제로 개편돼 교예배우를 양성하고 있다.

[교예배우 후비육성/후진양성 : "체계가 정렬하게 세워져 있는데 이곳 역시 우리 장군님의 세심한 지도에 의해서 마련된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교예 배우는 그 선발 기준도 까다롭다.

북한 전역의 체육과 무용 특기생들 중에서도 얼굴과 체형 등 적합한 신체 조건을 갖추어야 하고, 유연성 테스트까지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신아/전 함경북도예술단 : "무용감독얼굴이 동그랗고 눈이 크고 쌍커플이 있고 그다음에 하체가 길고 체격이 쭉 빠진 애들 그런 애들 뽑아가거든요. 전국 각지에서 뽑아 올라가는데 극히 많은 인원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교예단 뽑히는 거는 정말 왕재산 가는 거보다 더 심사가 기준이 딱딱해요."]

선발된 학생들은 평양교예단을 비롯한 전문 교예단에 입단해 본격적인 교예 배우 생활을 시작한다.

북한의 교예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뉘는데 유연성, 탄력성, 중심 잡기 등 육체적 기교를 표현수단으로 하는 교예가장 대표적인 것이 ‘체력교예’다.

공중회전과 외줄타기 등 일반적인 서커스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볼거리가 특징이다.

우리의 마술에 해당하는 요술’도 교예의 한 종목.

북한에선 요즘도 이 요술 교예에 대한 호응이 큰 편이다.

["(비밀을 알고 싶어 하는 우리 관람자들의 의혹을 좀 풀어 줄 수 있습니까?) 저도 풀어줬으면 좋겠는데 우리 요술에도 비밀이 있지 않습니까."]

동물들이 재주를 선보이는 동물 교예도 북한 교예의 자랑거리다.

동물 학대라는 비난 속에 남한에서는 많이 사라졌지만, 북한에서는 TV에 자주 방영될 정도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익살스러운 동작으로 관객들의 웃음과 호응을 유도하는 희극 공연역시 교예에 해당한다.

[2019년 3월/조선중앙TV : "기술적, 예술적 면에서 완벽하고 세련된 우리나라 체력교예 ‘비행가들’이 축전의 최고상인 금상이 수여됐습니다."]

북한당국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북한 교예단은 국제 서커스 대회의 상을 수상하며 세계 정상급 수준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9년 러시아 ·스페인 국제교예대회 최고상 수상러시아 세계 교예 예술축전과 스페인 세계 서커스대회에서 체력교예 분야의 최고상을 휩쓸었다. 특히, 체력교예와 회전 비행 종목 등에서 두각을 보이는데, 무엇보다 북한의 교예는 관중들의 관심과 호응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현희/교예배우 : "관중들이 우리가 하늘을 날아다닐 때는 심장을 조이고 막 황홀한 그런 심정으로 우리가 한번 한번 수행을 끝냈을 때는 절찬리에 일어서서까지 박수를 쳐주면서 우리를 축하해주었습니다."]

[최신아/전 함경북도예술단 : "무용감독교예단 자체가 원래 연습이라기보다도 체육과 같은 훈련이거든요 강도가되게 높아요. 북한의 교예는 세계적으로 완벽하지 않나. 우리가 라스베가스에 가서 봐도 그만한 경지까지 올라가지 않았나 그 생각을 드는 거예요. 왜인가 하면 공중에서도 4회전 한다는 게 진짜 힘들거든요. 북한에 최초로 4회전을 성공해서 진짜 페스티벌 가서도 금상을 받았잖아요."]

그 정도로 국제 국제무대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 나가도 손색이 없는 단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렇듯 북한의 뛰어난 교예는 관광 상품으로 적극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며 남한을 찾은 북한 교예단의 공연은 당시 큰 인상을 남겼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이 가장 우선 순위로 찾는 공연으로도 자리잡아외화 벌이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교예가 다른 예술 장르와는 달리 대중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것을 비교적 체제선전의 비중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북한에서 교예는 타 장르에 비해서 사상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장르이기 때문에 교예라는 콘텐츠를 다른 나라 사람들도 비교적 편안하게 향유할 수 있습니다. 공중비행과 같은 체력 교예는 서사의 개입성이 낮기 때문에 사상성을 반영을 하지 않아도 되는거거든요. 따라서 이러한 부분 때문에 배우는 자신의 연기와 실력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되는거고 이러한 요소를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과 벨기에, 영국 세 나라가 합작해 만든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2012년 개봉한 이 영화의 소재도교예다.

재주넘기와 물구나무 서기가 장기인 탄광 노동자 영미.

외줄에 몸을 의지해 내려오는 묘기도 그녀에겐 식은 죽 먹기다.

영화는 교예를 사랑하는 영미가 노동계급이라는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교예배우로의 꿈을 이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2012년 : "(동무는 어디서 왔어?) 정동 청년 탄광에서 왔습니다. (탄광?)"]

["(무슨 종목을 준비를 했어? ) 공중교계를 하겠습니다."]

["(공중교예? ) 한번 시켜봅시다. 시험 기준에는 없지만."]

["그러다 뜻밖에 인재가 하나 맞다들겠는지 알겠어요? 아마 어디서 공중교예를 좀 배운 모양이에요."]

해당 영화가 체제선전 색이 짙었던 기존 북한 영화와 달리 개인의 꿈과 그 실현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던 것도 화려한 볼거리 위주의 ‘교예’가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북한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 "(탄광처녀, 하늘을 날겠다고 했지?) 그래요. (좋아!)"]

물론 교예 역시 북한의 다른 예술 분야처럼 체제 선전을 완전히 배제 할 수는 없다.

최근까지도 김정은 시대의 정치 구호인 만리마 속도전이 교예 공연의 주제로 선택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북한의 교예는 타 예술 분야보다 세계적 콘텐츠 사업으로 발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교류가 활성화 되고 관광산업이 활성화 될수록 어떤 사상적인 면이 콘텐츠로서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교예가 굉장히 어필 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교예는 활성화 될 것이고 이게 더 나아가서 산업으로 발전되는지는 우리가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라고 봅니다."]

국가적 지원 속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한 북한판 서커스 ‘교예’나날이 발전하는 기술과 함께 북한의 교예 공연이 어떠한 콘텐츠로 거듭 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