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19년 한반도’ (2019.12.28)
 
 
[클로즈업 북한] 키워드로 본 ‘2019년 한반도’
 
 
 
 
[앵커]

한해가 마무리 되는 12월까지도 북한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에 한반도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남북관계도, 또 북미관계도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2019년이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기대 속에 개최됐지만 끝내 결렬된 2차 북미회담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까지.

주요 사건들을 통해 한반도의 2019년을 살펴 봤습니다.

[리포트]

두 번째 북미 정상의 만남은 당시 북한 통일전선부장이었던 김영철의 움직임으로 전격 가시화 됐다.

김영철 통전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마침내 2월 27일, 북미 두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8개월 만에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매우 성공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관계라면 이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기대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회담’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에‘훌륭한 결과’라는 말로 화답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그런 훌륭한 결과가 제가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담판의 날인 2월 28일, 확대 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1시간 가까이 길어졌다.

그 사이, 예정돼 있던 오찬이 취소되고, 합의문 서명도 이뤄지지 않게 됐다는 백악관 발 속보가 날아들면서 하노이의 분위기도 반전됐다.

결국 희망으로 시작된 하노이 회담은 결렬이라는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파격적이었던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외교.

그 한계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이어졌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직도 과거의 협상의 틀 내지는 과거의 관성 속에 남아 있다라는 거예요. 비핵화 협상에서 선대인 김정일 위원장의 소위 살라미 그러니까 북한이 주도하는 벼랑 끝 전술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나 지금 시대는 변했고 또 과거와 같은 협상 방식으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것이 결정적으로 드러난 게 이번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 당국은 4차 전원회의를 전격 개최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북미협상의 장기화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조 한 것인 바로 ‘자력갱생’이다.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대독 :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되어 있으며 적대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되게 될 것입니다. 적대세력들의 제재돌풍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합니다."]

이후 북한당국은 만리마 속도전을 자력갱생의 전면에 내걸었다.

각종 공장 기업소를 대상으로 만리마 시대의 혁신자들을 축하하는 프로그램도 수시로 방송됐다.

["101명의 노력 혁신자들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를 돌파했다는 자랑찬 소식을 듣고 텔레비전 축하방송 무대를 마련했습니다."]

소학교 학생들까지 축하무대에 동원됐고,

["우리가 입고 있는 교복과 소나무 책가방을 만들기 위해서 애쓰는 아버지, 어머니, 오빠, 언니들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근로자들은 작업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을 다짐했다.

[안미경/직포공 : "저는 올해 중에 기어이 3년 분 계획을 완수해서 꼭 5개년 전략 목표를 완수한 혁신단회에 당당히 들어서겠습니다."]

나팔소리와 함께 선전원의 목소리가 공장 안팎에 울려 퍼지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고,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당의 원대한 구상을 관철하기 위한 올해의 사업을 지원하여 줄 것을 당부한다는 것을..."]

김일성 주석의 생전 육성 연설에까지 의지하며 국가적 단결을 강조한 북한.

["일심단결과 자력갱생은 우리 혁명의 불멸의 영광스러운 전통이며 승리의 기치입니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선전들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핵협상과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내부 결속과 경제적 성과를 이루고자 했던 북한 당국의 절실함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하노이 회담이 결렬이 되면서 대북제재가 이제는 장기화가 되겠구나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자력갱생과 만리마 창조운동을 특별히 강조를 했다 이렇게 볼 수 있고 실질적으로 주민들한테 피부로 느껴지거나 보여지는 경제 성과는 너무 미비했다. 외교 활동의 성과가 좀 더 부각되게 되려면 경제적인 성과도 어느정도 드러나 줘야지만 그게 좀 더 시너지로 나타날 수가 있어서 외부를 이용한 경제 성과가 어려우니 만리마 창조를 통한, 대중 운동을 통한 경제 성과를 좀 더 해보자라는 측면에서 좀 더 강조하지 않았을까..."]

올 한해 한반도엔 아프리카돼지열병 공포가 불어 닥쳤다.

북한은 우리보다 앞선 지난 5월,세계동물보건기구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을 보고했고, 뒤이어 남한 지역에도 바이러스 확진 농가가 잇따라 발생했다.

북한 지역의 발병 현황과 방역 시스템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북한은 정보공개와 방역 협력 대신해외 사례를 집중 방영하며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관한 정보만 내부 주민들에게 소개했다.

[홍순길/농업성 중앙수의방역소 부소장 : "세계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한 예방약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못한 것으로 해서 이 병을 막는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가축 사육에 있어서도 과학화, 현대화를 도입해 위생적인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고 선전한 북한.

그러나 이러한 선전과는 달리 대부분의 가축 사육장들은 제대로된 방역과 예방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게 북한 수의공무원 출신 탈북민의 증언이었다.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위원/전 북한 수의공무원 : "소독차 한 대 없습니다 북한에. 소독차 저 구경 못했어요. 지금 현재도 없고요. 그러니까 이런 측면에서 예방을 할 수 있는 이런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들을 갖춰야 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북한에 현존하는 상태에서 이게 좀 힘들고 정책으로 이야기하는 거에 비해서 실질적으로 투자나 이런 것들이 적게 진행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시차를 두고 양쪽 모두에 발병한 만큼 수의 방역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남과 북.

한반도에서 가축도 인간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남과 북의 협력이 절실함을 알게 해 준 사건이었다.

[우희종/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사실 한반도는 하나의 권역입니다. 결코 사람의 어떤 행정구역처럼 북과 남이 갈린 것이 아니라 심지어 철새들도 태백산맥을 통해서 남으로 내려오고 조류 인플루엔자라는 것도 그런 점에서는 그러한 어떤 한반도 차원의 대응이 너무나 절실한 것이죠."]

북미 비핵화 협상을 두고 좀처럼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던 가운데, 6월30일 판문점에서 사상 첫 남,북,미 정상간 회동이 이뤄졌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향해 걷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맞은편에서 모습을 드러낸 북한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 친구."]

분단의 상징.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북미 두 정상이 마주 선 순간.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런데서 각하를 만나게 될 줄 생각 못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깜짝 제안이 이어졌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각하께서 한 발자국 건너오시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으시는 미국 대통령이 될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트럼프 대통령은 5센티미터 높이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첫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됐다.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 앞까지 이어진 두 정상의 발걸음에 전 세계가 주목했고, 북한 기자단을 향한 외신 기자들의 언성은 열띤 취재열기를 실감케 했다.

그러나 두 정상의 만남이 북미 협상의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10월5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미실무 협상이 열렸지만, 8시간 30분 만에 또 다시 결렬로 끝난 협상.

북한 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협상 결렬을 미국 탓으로 돌렸다.

[김명길/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 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습니다."]

이어 미국 측에 실무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숙고하길 권고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정한 연말 시한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명길/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 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있습니다."]

이후 대미 압박을 강화는 물론 남한 정부에 대한 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북한 당국.

그런 가운데 가장 관심이 집중 되는 것은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다.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후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는 금강산을 향했다.

그리고 김위원장은 간부들에게 남측 기업이 세운 시설물의 철거를 지시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북미 관계의 여파가 남북관계에도 악재로 이어진 것이다.

금강산이 남북 관계 공유물도, 남북관계의 상징도 아니라고 지적한 김정은 위원장.

그는 뒤이어 백두산을 올라 자력부강·자력번영 노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선중앙TV : "백두산에서 최고 영도자께서 이번에 걸으신 군마 행군길은 우리 혁명사에서 진폭이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으로 됩니다."]

백마를 타고 두 차례나 백두산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에서 북한의 외교정책이 당분간은 강경모드로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경희/샌드연구소 대표 : "백두산에 올라서 김정은이 직접 앞에서 걸으면서 이런 모습을 보여줬던 것은 새로운 2020년대 새로운 연대기를 향한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대외적으로도 크게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고 굉장히 강경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세기의 만남에서 그 어떤 합의점도 찾지 못하고 결렬된 북미 2차 정상회담.

이후 사상 첫 판문점 회동이라는 역사적 만남까지 이루어 졌지만 갈등은 더욱더 깊어지고 말았다.

기대와 실망, 희망과 긴장이 끊임없이 반복됐던 2019년의 한반도.

다가오는 새 해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논의가 다시 재개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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