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가족의 특별한 가을 여행 (남북의 창 2016.11.12)       

[통일로 미래로] 남북 가족의 특별한 가을 여행
 
 
 
     <앵커 멘트>
이번 주말 막바지 단풍 구경하러 가을 나들이 나서시는 분 많으실 듯한데요…
네 저희가 오늘 소개해드릴 분들도 특별한 가을 여행을 다녀온 분들입니다.
바로 남과 북의 아홉 가족 이야깁니다.
지붕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강화도에서 함께 역사 체험을 하면서 민족의 동질성도 확인하고 남북간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었다더군요.
가을이 깊어가는 강화도로 홍은지 리포터와 함께 떠나보실까요?
<리포트>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주말 아침…
서울의 한 지하철 역 앞에 관광버스 한 대가 보입니다.
들뜬 마음으로 하나, 둘 차에 오르는 가족들.
<인터뷰> 강형철, 이주영(가명/탈북민 부부) : “좋을 것 같아요, 오늘. 가족이 오랜만에 같이 하니까…(기분이 너무 좋아요.)”
이번 가을 여행은 조금 특별한데요.
차 안에 모인 아홉 가족 중 여섯 가족이 탈북민 가족…
남과 북의 가족들이 함께 역사 체험에 나서는 길입니다.
<인터뷰> 이혜자, 장갑수 부부 : “같이 좋은 추억 좀 만들었으면 합니다. (좋은 추억 만들고 오겠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가득 싣고, 드디어 힘차게 출발합니다.
아홉 가족을 따라 도착한 이곳은 강화도입니다.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역사·문화 유적이 많고, 풍광 또한 아름다운 곳이죠.
자 그럼 이곳에서 시작하는 특별한 가을 여행에, 우리도 함께 해 볼까요?
각자 부푼 기대를 안고 왔지만 아직은 서로가 낯선 사람들…
먼저 연지곤지를 이용해 서먹함을 날려 버리기로 합니다.
인솔 교사들이 시범을 보이자, 쑥스러움도 잠시…
너도나도 따라 해 보는데요.
<녹취> “반갑습니다.”
<녹취> “행복하세요. 반가워요.”
이 재미난 인사법 덕분에 분위기가 한결 화기애애해졌죠?
이제 본격적으로 역사 공부에 나서는데요.
청동기 시대의 유물인 고인돌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녹취> “탁자형 고인돌이라고 하는데, 고조선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저런 고인돌을 만들어 냈다…”
아이들은 처음 보고 듣는 고인돌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는데요. 
탈북민 석소연 씨에게도 조금은 새로운 얘기입니다.
<인터뷰> 석소연(탈북민) : “(북한에도) 고인돌이 있는데, 고인돌이라고 표현을 그렇게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냥 돌 관? 동굴? 북한에서 봤을 때는 되게 이렇게 작은 고인돌 같이 봤는데 여기 와보니까 되게 크고, 고인돌이 이렇게 생겼구나… 새롭고 신기하기도 하고…”
이번 역사 체험은 탈북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 수업을 해 온 한 사회적기업이 기획한 건데요. 
탈북민들이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겁니다. 
<인터뷰> 이종하(역사문화 체험학습 강사) : “같이 참여하면서 서로 다르지 않음을 서로 알고, 그 다음에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역사 공부를 하는 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용어의 차이라든가 또는 인식의 차이 이런 것 때문에 남한에서 배우는 역사를 굉장히 어려워한대요.”
역사 공부도 좋지만 모처럼 나온 즐거운 가족 나들이에서 체험 활동이 빠질 수 없겠죠?
지금 제 뒤에서는 인절미 만들기가 한창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찹쌀 반죽.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수줍게 떡메를 내려치고…
어른들은 서로 호흡을 맞춰 힘차게 쿵덕쿵덕… 
탈북민 이주영 씨 부부는 떡메를 잡으니 고향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인터뷰> 이주영(가명/탈북민) : “여기서는 물을 안 넣고 그냥 쪄가지고 했었잖아요. 근데 거기(북한에서)는 물을 넣어서 익반죽을 해가지고 절반을 익혀서 이렇게 쪄가지고 다 이렇게 만들거든요.”
떡메질로 찰기를 띤 반죽을 고소한 콩고물에 버무리니 금세 맛있는 인절미가 완성됐습니다.
고소~한 향기가 사방에 퍼지는데요, 맛은 어떨까요?
<녹취> “쫄깃쫄깃하고 고소하고 달콤해요.”
어느새 친해진 아빠들은 서로에게 떡을 먹여줄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탈북민들을 처음 만나 본 아이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인터뷰> 이재현(남한 가족) : “한국말이 어색하신 것 같아요. 근데 그냥 같이 한번 (체험을) 하니까 귀에 익숙해지고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이 확 들어가지고 갑자기 친근감이 더 느껴져요.”
점심에, 직접 만든 인절미 간식까지 든든하게 먹고 다시 버스에 오릅니다.
이번에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강화도의 대표적 유적지 가운데 하나인 광성보!
바다를 향한 전망과 돈대의 곡선이 아름다운 곳이죠.
조선 말 신미양요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격전지이기도 한데요.
포탄이 다 떨어지자 돌과 맨주먹으로 끝까지 저항하다가 순국한 선조들의 이야기에 절로 숙연해 집니다. 
<인터뷰> 이주영(가명/탈북민) :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용감하게 잘 싸웠나, 진짜 내가 몰랐던 거… 저기(북한)에서는 이런 체험을 못해봤었잖아요.”
주변이 어둑어둑 해 올 무렵…
아홉 가족에게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녹취> “가위 바위 보!”
오늘 공부한 것을 말이 아닌 온몸으로 표현하는 퀴즈!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강화도 내 유적지들을 통해 배운 것을 떠올리며 열심히 설명하는데요.
<녹취> “고인돌?”
공통의 역사, 하나의 뿌리를 함께 알아가면서 남과 북 아홉 가족은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인터뷰> 박유미(서울시 구로구) : “새터민들과 함께 하면서 가족과 가족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한테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탈북민 가족들도 한국 사회,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주영(가명/탈북민) : “앞으로도 이런 활동이 많았으면 좋겠고 이런 여기 분들하고 소통하는 시간도 더 이런 활동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깊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함께 한민족의 역사를 배우고 문화를 체험한 남북한 가족들…
함께 웃고 즐기며 같은 뿌리를 확인한 작은 통일의 소중한 경험이 단풍처럼 고운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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