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왜 깜박 졸았을까?- Ⅱ. 마음의 위기

    

이주철(KBS 연구위원, 전북대 겸임교수)

    

    

명색이 헌법상 국가의 최고기관인 최고인민회의에서, 그것도 자신의 대관식에서 김정은위원장이 순간적으로 졸았다면 이 일은 훗날 상징적인 사건이 될 지도 모른다. 잘 자리가 아닌데 잠이 드는 이유는 다양하면서도 간단한데, 하나로 정리하면 ‘피곤한 상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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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권력 주변은 ‘충성스러운 신하’들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잘 알듯이 그 중에서 ‘정말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꼽아보면, 몇몇이 되지 않는다. 모두 그가 가진 권력과 돈을 보고 몰려 있는 사람들이지, 그를 위해 순수한 충성심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다. 설령 맹목적인 충성심을 가진 사람들로 주변을 모두 채웠다해도, 그 충성심이 언제까지 변함없을 것인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적어도 모든 것이 원만하게 유지될 때까지만이라도 그들에게 충성심이 남아있다면, 김정은에게는 성공적인 일이다. 그러나 세상을 어찌 알겠는가?

 

잠이 오지 않을 상황은 그가 그동안 보여준 중요한 결단들에서도 알 수 있다. 극단적인 결정은 극단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극단적인 심리적 동요를 남긴다. 고모부 장성택 처형은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것을 결단할 수 있는 사람은 김정은 자신밖에는 없었다는 점에서, 김정은은 아무리 이 사건을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김정은이 장성택이 만들었다는 평양 민속공원을 해체하라고 했다는 보도는 그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김정은의 마음에 부담이 남아있음을 설명한다.

 

또 다른 커다란 두려움은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다. 지난 1995년과 1996년의 대홍수는 북한 정권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건이었다. 김정은이 어렸지만, 그 난리를 충분히 기억할 수 있는 나이였고, 이후 그 후유증이 10년 이상을 갔다는 점에서 그 어느 북한 사람도 잊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권력자에게는 정권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늘 두려운 사건인데, 해마다 여름이 되면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통일은 사람들의 노력이 아니라, 자연재해가 만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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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원인은 여러 가지에 있을 수 있다.

국가 경제가 안심이 안되어서!

믿고 일을 맡길 사람이 없어서!

자신을 원망할 사람들에 대한 상념 때문에!

자신을 둘러싼 충신들에 대한 신뢰의 부족 때문에!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행한 사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걱정은 걱정을 낳는다. 불안은 불안을 만든다. 사실 사람이란 것이 불안한 생각을 시작하면, 매우 허약한 존재이다. 최근 최신 독일산 MRI 장비가 북한에 도입된 것은 건강에 대한 김정은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었던 기억은 죽음의 두려움을 그의 가슴에 남겼을 수도 있다.

 

다른 차원에서 보면 김정은이 느슨해진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날은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이 되어 북한의 최고통치자로서의 새로운 장식관을 쓰는 날이었다. 이미 최고 권력자의 모든 것을 장악한 것은 오래 되었지만, 새로운 ‘옷’을 입는 절차에 대해 다양한 준비가 진행되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피로감을 느꼈을 수 있다. 동시에 그동안의 긴장이 풀리며, 느슨해지는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 여하튼 이 사건은 김정은이 집중력이 약해진 모습을 노출하였으며, 향후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복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이 체중이 130㎏에 달한다며,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젊은 김정은이 체중이 많다는 것만으로 현재 건강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를 수 있다. 그런데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모두 심장이나 혈관 관련 병으로 사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이 현재 자기 컨트롤에서 난조에 빠져 있는 것은 분명하다. 체중이 과도하게 많아지고 있는데, 김정은 자신도 그 주변의 그 누구도 김정은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하게 체중의 문제가 아니라 김정은의 자기 조절능력 부족을 의미할 수 있는데, 심리적 문제에서도 컨트롤이 안되는 것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북한의 정치권력 내부의 움직임에서도 이미 확인되었다. 극단적인 처형은 최고 권력자의 인내력이 조절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고모부인 장성택이나 현영철과 같은 권력 내부의 최고 엘리트에 대한 감정 폭발형식의 처형은 김정은 자신이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물론 김정은의 대식가형 식사나 권력 위협 세력에 대한 과감한 처단은 에너지가 넘치거나 결단력을 보여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사는 ‘덕장의 길’이 가장 현명하고 안정적인 경우가 많다. 당장 일을 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용장’일지 모르지만, 아직 젊은 김정은이 갈 길은 멀고 험할 수 있다. 어려운 때에도 김정은 자신과 함께 할 사람은 마음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복잡한 생각이 들면 그는 편히 잘 수가 없다!

 

 

     * 이 글은 집필자의 개인 견해이며 KBS의 공식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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